여드름, 꼭 알아야 할 네 가지 중요한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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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여드름 대체 왜 생길까요?

과제로 밤을 새운 다음 날이나 회식 다음 날 어김없이 올라온 여드름을 짜면서 다들 한 번씩 생각해 보셨을 겁니다.

이미 인터넷에서 여드름의 수많은 원인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그것이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여드름을 만들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것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드름의 발생 원인 중 가장 중요한 네 가지를 쉽게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명한 피부과학 저널 중 하나인 미국 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는 2016년 발표된 여드름의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Guidelines of care for the management of acne vulgaris)에서 여드름의 발생에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표피 모낭 세포의 과증식 및 과각화, 여드름 균, 과다한 피지 생성 그리고 염증의 네 가지를 강조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이는 여러분들이 인터넷에서 보았던 수많은 원인들 중 가장 흔하게 중복되는 것들과 일치하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또한 병원에서의 여드름 치료는 모두 이 네 가지의 원인들의 교정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본 포스트를 통해 여드름에 대한 이해와 함께 여드름을 치료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1. 모낭 표피 세포의 과증식 및 과각화
(Follicular epidermal hyperprolifertaion and hyperkeratinization)

처음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모낭 표피 세포의 과증식 및 과각화라는 것은 털이 나오는 구멍(모낭의 누두, follicular infundibulum)이 두꺼워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멍이 두꺼워지는 것은 여드름의 발생에 중요한 첫 번째 과정으로, 두꺼워지기 위해 모인 표피세포들은 모낭의 누두 부위를 막게 되고, 그 결과 아래로 케라틴(피부를 만드는 성분), 피지, 여드름 균 등이 쌓이게 됩니다. 이렇게 쌓인 덩어리들이 여드름의 시작을 알리는 미세 면포가 됩니다.

미세면포(microcomedone)들은 점차 모여서 면포(comedone)가 되며 이렇게 여드름이 발생합니다. 이는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며, 여드름 압출 시 볼 수 있는 하얀 피지와 케라틴 덩어리가 바로 면포입니다.

그림 유창선 all rights reserved.

즉, 1) 면포가 되기 위한 미세면포라는 여드름의 시작은 2) 모낭 표피 세포의 과증식 및 과각화에 의해 3) 구멍이 막혀서 발생하는 것이고 이것이 여드름의 첫 번째 원인입니다.

 

2. 여드름 균(Propionibacterium acnes)

 

여드름 균은 균의 이름이 여드름일 만큼 강력한 발생 원인입니다. 미세 면포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여드름 균의 정식 명칭은 Propionibacterium acnes(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으로 acne가 여드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드름 균은 모낭의 피지선(피지를 분비하는 부위)에 존재하며 균의 세포벽에는 CA(carbohydrate antigen, 탄수화물 종양표지자)라는 항원을 포함하고 있어 항체 형성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염증 반응을 유발하게 됩니다.

또한 여드름 균은 모낭의 피지선 주변의 면역세포에 존재하는 TLR-2(toll-like receptor 2), TLR-4라는 곳에 붙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물질들을 분비하게 됩니다. 이렇게 염증을 유발하는 것 외에도 인테그린(integrin), 필라그린(filaggrin) 등을 유발하고 생물막(biofilm)을 형성하여 모낭 표피 세포의 과증식 및 과각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상당히 어려운 용어들이 이해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1) 여드름 균이 2) 모낭의 피지선 근처에서 3) 염증을 유발하며 4) 모낭 표피 세포의 과증식 및 과각화를 촉진시켜 여드름의 발생과 악화를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3. 과다한 피지 생성(Excessive sebum production)

이미 많은 분들이 과다한 피지가 여드름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확신하고 계실 겁니다. 그래서 이미 피지의 분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계실 텐데요. 이번에는 어떻게 피지가 여드름을 발생시키고 악화시키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피지가 과다하게 되면 당연히 미세 면포의 발생이 많아집니다. 첫 번째 모낭 표피 세포의 과증식 및 과각화에서 설명했듯이 미세 면포는 피지, 케라틴, 여드름 균으로 이루어진 덩어리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더 많은 면포와 여드름의 발생을 유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피지는 또 다른 방법으로도 여드름 발생에 기여합니다. 피지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에는 트리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라는 중성지방과 라이포페록사이드(lipoperoxide)라는 과산화지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성지방은 여드름 균에 의해 지방산으로 분해되며, 분해된 지방산은 다시 여드름 균의 군집과 균체 형성을 촉진하고 염증반응을 일으킵니다. 또한 과산화지질은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을 생산하고 피지의 생산을 증가시킵니다.

다시금 어려운 단어들이 나와 이해에 방해가 되는 것 같네요. 하지만 쉽게 설명하면
1) 이런 저런 기름들로 이루어져 있는 피지가 2) 미세 면포의 발생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3) 여드름 균의 군집을 유도하고 4)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5) 피지의 생산을 다시 증가시켜
여드름의 발생과 악화를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4. 염증 반응(Inflammatory mechanisms)

앞선 여드름 균과 과다한 피지 생성에서 염증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많이 등장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염증이라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여드름의 생성과 연관이 있는 것일까요?

의사들은 뭔가 할말이 없으면 염증 때문이라는 것 같아요. 대체 염증이 무엇인가요?

염증이란 생체 조직의 유해한 자극에 대한 생체 반응으로 면역 세포, 혈관, 분자생물학적 중간체들이 관여되어 있는 방어반응입니다. 즉 우리 몸에 이상한 일이 발생하면 그것을 정상화 시키기 위한 보호 반응인 것입니다. 피부에서는 자극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면 관여하는 물질 들에 의해 모세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과 림프액, 백혈구가 염증 부위로 이동하여 붉어짐, 가려움, 통증, 열, 부기 등이 나타납니다.

다시 쉽게 말하면 피부가 붉어진 것이 그 부위의 염증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염증을 일으키던 원인이 없어지면 염증반응은 중단되며 피부는 다시 원래의 색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어떤 병적인 상태로 인해 염증이 지속된다면 피부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때는 생체조직의 방어반응 외에 부가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피부가 붉어진 것은 그 부위에 염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림 유창선 all rights reserved.

모낭 표피 세포의 과증식 및 과각화, 과다한 피지생성, 여드름 균에 의해 점점 커진 면포는 결국 모낭 벽을 터트릴 만큼 커지게 됩니다. 터진 모낭 벽 밖으로 노출된 케라틴, 피지, 여드름 균은 피부에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자극으로 여러 가지 염증 물질들의 분비를 야기합니다. 염증이 발생한 여드름은 점차 붉어지며 심해질수록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농포(고름이 차있는 작은 융기) 등의 증상도 나타나게 됩니다. 물론 다른 염증과 마찬가지로 여드름도 가만히 두어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적인 여드름의 여드름 균과 피지의 과다한 분비는 염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염증이 쉽게 사라지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사라지지 않고 심화되는 경우 피부의 깊은 부분에 손상을 주게 되므로 이후 호전되더라도 흉터를 남기게 됩니다. 이렇게 모낭벽의 터짐에 의해 발생하는 염증 외에도 여드름 병변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염증이 선행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여드름의 염증들은 선천 면역뿐 아니라 후천 면역을 통해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 여드름의 염증이란 것이 이렇게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도 간단히 말할 수 있습니다.
즉, 1) 모낭 표피 세포의 과증식 및 과각화, 과다한 피지생성, 여드름 균은 2) 여러 방법을 통해 염증을 발생 및 지속 시킬 수 있고, 3) 염증은 여드름을 점점 악화 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여드름의 원인들은 네 가지로 각각 구분되어 있지만 실제론 많은 부분이 겹쳐 있으며 서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한 이 포스트에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원인들에게도 이를 발생 시키거나 악화 시키는 많은 인자들이 존재합니다. 위에 나열된 것 외에도 여드름을 발생시킨다고 볼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결국은 위의 네 가지 방법들로 여드름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오늘 설명 드린 꼭 알아야 할 네 가지 원인들은 현재 모든 여드름 치료의 목표 대상입니다. 따라서 환자 개개인 여드름의 상태, 피부의 타입,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하여 증상을 유발 또는 악화 시킬 수 있는 원인을 위에서 찾고 그에 대해 이해한 후 치료를 진행한다면 여드름의 치료가 조금 더 수월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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