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배가 불러오는 증상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이런 증상이 생겼다가 곧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만성적일 수도 있습니다. 즉, 배가 불러오는 증상이 발생해서 점차 나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만성 소화불량, 만성 변비, 비만 등과 같은 질병 때문일 수 있습니다.
또한 복수(腹水, Ascites)라고 부르는 액체가 복강 내에 생겨 만성적으로 배가 부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복수에 의해 배가 부르는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주변에서 꽤 접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복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복수(Ascites)란?
복강 내에 고인 액체를 복수(Ascites)라고 합니다. 복수는 보통 비정상적 혹은 병적인 상태에서 생긴 복강 내 액체를 말합니다. 복수는 그 자체가 큰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이라기보다, 다른 병에 동반된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배가 불러오는 증상이 처음으로 생겼는데 만약 그것이 복수에 의한 것이라면, 기저에 복수를 생성할 만한 질병이 숨어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복수(Ascites)의 원인
복수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대부분의 원인은 바로 간경변증(肝硬變症, Liver Cirrhosis)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로, 전체 복수 원인의 약 85% 정도입니다. 간경변증 때문에 간 문맥압이 증가해서 혈액이 장막순환계통으로 몰리게 되므로 복수가 발생합니다. 또한 저류된 염분, 동반된 저알부민혈증, 호르몬계의 문제 때문에 복강 내로 수분 이동이 증가하므로 복수는 더 잘 발생하게 됩니다.
간경변증에 의한 원인 다음으로 복수가 생기는 흔한 경우는 바로 암에 의한 것입니다. 암에 의해 복수가 생기는 경우는 전체의 약 7% 정도로 암이 복수를 만드는 기전은 크게 6가지입니다. 대표적인 기전은 암 자체가 복수를 생성하거나, 암이 복수를 복막으로 흡수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그 밖의 원인으로는 위궤양 천공, 맹장염 천공, 췌장염, 결핵성 복막염, 심부전, 신부전 등의 질병에 의한 원인이 있습니다. 또한 심한 영양부족, 임신 관련, 외상에 의한 혈액 누출 등과 같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복수는 발생하기도 합니다.
복수(Ascites)의 분류와 증상
복수는 심한 정도를 기준으로 단계를 나누는데, 3단계가 있습니다. 복수가 얼마나 심한지에 따라 경증, 중등증, 중증의 3단계로 나눕니다.
1단계의 복수는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소량으로 복부 초음파 등의 영상의학 검사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경증 단계입니다.
2단계의 복수는 육안과 신체 진찰로 복수의 존재를 가늠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3단계의 복수는 현저하게 복부 팽만이 있는 상태로 대개는 배액 하지 않으면 힘들 정도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복수가 심할수록 동반하는 증상은 심합니다.
복강 내에 복수가 차면서 체중이 증가하고 불쾌한 느낌이 생기게 됩니다. 복수 때문에 배가 부풀면 움직임이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복수는 물리적으로 각종 장기를 압박합니다. 위, 소장, 대장 같은 위장관을 압박하면 소화불량, 배변장애 등의 증상이 생기고 횡격막을 압박하면 호흡곤란이 생깁니다.
복수(Ascites)의 검사와 진단
앞서 말씀드린 복수의 단계에 따라 검사와 진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단계처럼 심할수록 배가 많이 부풀어 있어, 육안이나 신체 진찰(이동탁음, 액체파동)로 복수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복수천자(Paracentesis)를 통해 복수를 배액 함으로써 복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단계처럼 복수를 육안이나 신체 진찰로 명확히 알 수 없을 때는 복부 초음파를 통해 복수가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복수를 확인하고 진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복부 초음파 같은 검사 기기를 통해 직접 눈으로 복수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또한 복수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 진단적 복수천자(Diagnostic Paracentesis)를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복수를 분석해서 구성 성분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혈액검사를 시행하면 복수 성상 결과와 비교해서 ‘혈청-복수 알부민 기울기(Serum-Ascites Albumin Gradient, SAAG)’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간 문맥압 항진에 의한 복수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는 기본적인 항목으로 복수의 기원이 어느 계통인지 알 수 있습니다.
복수(Ascites)의 치료
복수의 치료 목표는 복수로 인한 증상을 개선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크게 대증치료, 원인 치료, 이렇게 2가지 치료로 나뉩니다.
대증치료는 말 그대로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치료입니다. 보통은 체내의 염분 농도를 제한하기 위해 저염식(Low salt diet)을 하며 이뇨제(Diuretics)를 사용합니다.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에도 복수가 조절되지 않는다면, 물리적으로 복수를 배액 하는 방법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주사기를 이용해서 복수를 배액 합니다. 주사기로 배액 하는 빈도가 잦다면 복강 내에 배액관을 거치해서 그 관을 통해 주기적으로 배액 하기도 합니다.
원인 치료는 복수가 생기는 원인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간경변증에 의해 복수가 생겼다면, 간경변증을 치료하는 것이고, 암 때문에 복수가 생겼다면 암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간경변증의 치료는 항바이러스제제, 금주 같은 치료가 있고 궁극적인 치료로는 간 이식 치료가 있습니다. 암 치료는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질환은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원인 치료를 통해 복수를 치료하기가 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합병증과 치료
복수가 있다면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 등의 합병증이 잘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간경변증 환자에서 복수가 있다면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이 잘 생길 수 있는데, 이는 간의 살균 능력이 떨어져 있고 균이 잘 자랄 수 있는 복수라는 환경이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의 치료는 항생제를 사용하여 살균하고 염증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예방과 관리
복수가 생기는 주된 원인 질병인 간경변증과 암의 발생을 확인하기 위해, 평소 조기에 검진받고 관리해야 합니다. 간경변증을 앓고 있는 분이라면, 간경변증이 빠르게 악화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합니다. 암을 진단받은 분이라면, 암 치료를 지속하면서 복수가 생기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암에 의해 복수가 생기는 과정은 복잡하므로, 암에 의한 복수 조절과 관리는 의사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이상으로 복수(Ascites)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복수는 그 자체로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대개 특정 질병에 뒤이어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배가 불러오는 증상이 생겼다면, 복수로 인한 것은 아닌지, 한 번쯤은 의심하고 병원에서 진료받기를 권유 드립니다.
복수로 인한 것이라면 반드시 원인을 밝히고 치료해야 하는데, 조기에 치료할수록 치료 성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특히 병원에서는 난치성 복수로 입원 치료를 반복하는 분이 많습니다. 복수로 인해 고생하는 분이 점차 줄어들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