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보다 위험한 노인 근감소증, 치료와 예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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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신체 각 기관의 기능이 저하됨에 따라 여러 가지 만성 질환에 이환될 위험이 증가하게 될 뿐 아니라 골다공증과 같은 신체 기관의 내구성 저하로 인한 위협에도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신체 각 기관들의 변화는 동시적으로 이뤄지게 되고 관련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노년기에 다양한 문제들이 신체의 다수 기관에 나타나게 되는 이러한 현상을 ‘노인병 증후군‘이라 합니다. 앞서 예를 들은 골다공증은 노인병 증후군에서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이외에도 요실금과 같은 비뇨기과적인 문제, 수면 장애, 치매, 낙상 등이 대표적인 노인병 증후군에서 나타나는 것들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들 외에 근감소증도 노인병 증후군의 하나로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근감소증(Sarcopenia)의 어원은 근육(sarco)이 줄어드는(penia) 것을 의미합니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골격근 양의 감소와 함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골다공증, 치매와 같이 잘 알려진 노인성 질환과는 달리 근감소증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최근 들어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아직 상병 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뼈가 약해지는 것은 골다공증이고 골절 예방을 위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근육이 약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시행된 연구에서 70세 이상 미국 노인의 36.5%가 근감소증으로 진단되는 것으로 조사되는 것을 봐도 근감소증은 우리 사회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근감소증은 근력과 기능의 약화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한 활동저하는 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노인의 낙상 및 이로 인한 골절 및 사망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노인분들이나 가족들께서는 이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계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근감소증은 어찌보면 골다공증 보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시간에는 근감소증은 왜 위험한지 그리고 치료와 예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근감소증이란?

근감소증은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퇴행성으로 진행되는 근육량(quantity)과 질(quality)의 감소 및 근력의 저하나 나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근육량의 감소는 50세 이상에서는 연 0.5~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감소증은 보통 노화로 인해 발생하지만 암과 같은 악액질(cachexia)이라 불리는 만성질환 등에 의한 소모성 상태에서도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근감소증의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까지 잘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또한 어떠한 환경이나 개인 특성이 근감소증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연구들을 통해 알려진 것은 흡연이나 만성질환, 남성의 남성호르몬 저하가 노인 근감소증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가설은 출생 당시의 발달 상태가 노인이 되고 나서의 근감소증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즉, 저체중 출생과 같은 출생 당시의 문제가 성인이 되고 나서의 근육 발달과 퇴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근감소증의 증상은?

근감소증의 증상은 근육량과 질의 감소와 기능 저하로 인해 나타나게 됩니다. 근육량의 감소는 근육의 위축으로 나타나게 되어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근육질의 감소는 근육이 지방으로 변하거나 섬유화로 진행되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지금까지 거쳐온 산화 스트레스나 근육 대사의 변화로 인한 것입니다. 기능의 감소는 신경근육 접합 부위의 노화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의 전달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게 됩니다.

노인의 근감소증은 근력과 신체 능력을 감소시키고 근력 저하의 가속화와 이로 인한 심폐기능 저하가 이어지게 되어 낙상 및 골절과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될 수 있습니다.

 

근감소증의 진단은?

근감소증의 진단은 이전에는 근육량 측정에만 주목하였으나 최근 근육량뿐만 아니라 근육 강도와 신체 기능도 중요한 것으로 간주하여 진단 기준에 세 가지가 모두 포함되었습니다.

DXA 검사 (출처 : 위키미디어)

근육량의 측정은 골다공증과 마찬가지로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이하 DXA)이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CT, MRI가 사용되기도 하며 최근에는 생체 전기저항 측정법(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이하 BIA)의 측정 결과가 DXA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면서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BIA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근육의 강도 또한 측정해야 하는데 악력(grip strength)이 근육 강도 측정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체 기능의 측정도 시행되어야 합니다. 신체 기능의 측정 또한 다양한 검사 방법이 사용되고 있지만 보행속도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근력은 근력 측정기로 측정한 악력이 사용되며 보행 속도는 걷는 속도를 측정합니다. 근육량은 방사선 기기를 이용한 DXA 검사 및 전자기기를 이용한 BIA 검사로 측정하여 신체 부피(m2) 당 근육의 양(kg)으로서 측정하거나 골다공증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성별에서의 젊은 인구 집단의 평균치와 비교한 수치로 진단을 합니다.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질병과는 달리 근감소증의 진단 기준은 전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은 진단 기준이 없으며 각 대륙, 기관별로 진단을 위한 기준 수치의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진단 기준은 2018 유럽의 근감소증 진단 기준입니다. 하지만 본문에서는 아시아인을 기준으로 발표된 2014년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 기준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진단 기준

60~65세 이상이면서 아래 기준 중 1과(또는) 2 그리고 3에 해당하는 경우

  1. 낮은 근력 : 남성 악력 <26kg, 여성 악력 <18kg
  2. 낮은 보행 속도 : ≤0.8m/s (6m 코스)
  3. 적은 근육량 : DXA 검사에서 남성 < 7.0kg/m2, 여성 5.4kg/m2
                          BIA 검사에서 남성<7.0kg/m2, 여성 5.7kg/m2

위의 진단 기준에서 1,2 중에 한 개 이상에 해당되면서 반드시 3에 해당되는 경우 근감소증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근감소증의 치료는?

근감소증으로 인한 노인의 신체기능 저하는 근력 및 근육의 기능을 저하뿐만 아니라 심폐 기능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로 인한 골절 및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증가와 함께 사망에도 이를 수 있게 만듭니다.

하지만 골감소증과 골다공증에서는 확실한 치료제가 있는 반면 근감소증에서는 치료 약제가 개발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보다는 노인 인구에서의 선별 검사와 예방을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치료 약제가 나와 있기 않기 때문에 아래에서 설명드릴 방법들은 치료법이라기보다는 예방에 더 가깝습니다.

 

1. 운동

운동 부족은 근감소증의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력 운동 시의 힘과 속도의 저하는 30세부터 시작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특별한 운동선수를 제외하고는 30대에 이르러서 기량이 저하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일 것입니다. 최고 수준의 운동을 지속한다 하더라도 40대에 발생하는 근력과 기능의 저하는 피할 수 없습니다. 또한 근육 섬유 소실은 50세가 되어서야 점진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한 연구에서는 꾸준하게 근력운동을 하는 노인은 신체 기능(보행 속도)과 근력의 향상이 있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단기간의 근력운동도 골격근의 기능과 양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근육의 기능과 양은 앞서 진단 기준에서 알아본 것처럼 근감소증의 핵심에 해당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근력운동은 근감소증의 치료와 예방에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2. 영양섭취

근육 생성에 가장 중요한 영양소인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의 섭취는 근육 감소를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일 것입니다.

루신(leucine)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근감소증 예방에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경우 자신의 체중 1kg당 1~1.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60kg 노인의 경우 60~7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작권 : belchonock / 123RF 스톡 콘텐츠

그러나 연구에 따라 단백질 섭취 증가나 필수 아미노산 섭취가 근감소증 치료 및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결과를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영양섭취가 어느 정도 근감소증에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어떤 영양소가 더 큰 도움이 될지 와 같은 자세한 내용들을 알기 위해서는 앞으로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루신이 풍부한 콩류, 견과류, 쇠고기, 닭고기 등과 같은 고단백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노인의 근감소증 예방에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최근 연구가 진행 중인 베타-하이드록시 베타-메틸부티레이트(β-hydroxy β-methylbutyrate, HMB)라는 물질은 오래전부터 근육 보충제로 많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루신의 대사물인 HMB는 근육 보충제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근육의 감소를 막는 물질로 최근 주목받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암과 같은 근육 소모성 상태의 환자들에게서 근육량의 감소, 기능 저하, 근력저하를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HMB에 대한 2015년의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HMB가 노인의 근육량 감소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근감소증 노인에게서 HMB의 복용은 아직 안전성이나 치료적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부족한 상태이므로 추가적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영양 성분 중 비타민 D가 근감소증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근감소증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결론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근감소증 예방에 가장 중요

이번 시간에는 노인병 증후군 중에서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근감소증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근육의 양과 기능, 근력의 저하로 진단되는 근감소증은 노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상태의 악순환으로 인한 전반적인 건강 상태의 악화 및 골절로 인한 사망에도 이르게 할 수 있는 병입니다. 골절 위험이 증가하는 골다공증과는 달리 근감소증은 골절뿐만 아니라 악순환으로 인해 다른 질병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골다공증 보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직 사회적인 관심이 덜 한 질병인 만큼 노인분들과 가족들은 노인의 근력 유지를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다른 노인 질환과 마찬가지로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식단이 근감소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합니다.

노인의 운동에 있어서도 근력운동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최근 노인의 근력 운동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과도 부합합니다. 대부분의 노인분들은 조깅 위주의 유산소 운동만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노인 여성의 경우 근력운동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스쿼트와 아령 운동과 같이 단순하고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근력운동을 조깅, 수영 등의 운동과 병행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중년층은 근감소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근감소증을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건강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셔야겠습니다. 노인분들 또한 근감소증의 치료 약물이 아직 없는 만큼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으로 더 건강한 노년을 즐기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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