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가 생명을 위협하는 수면무호흡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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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면서 코를 고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코골이(Snoring)는 성인의 약 절반에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그중에는 코골이 정도가 심한 사람도 있습니다. 코골이 증상이 심한 사람 중에는 코를 심하게 골다가 갑자기 숨이 넘어가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하여 옆 사람을 놀라게 만들기도 합니다.

코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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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내 호흡이 잠시 멈췄다가 곧 “푸~우~”하고 숨을 몰아 내쉽니다. 그러다 다시 코를 심하게 고는 처음 상태로 되돌아갑니다. 계속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에 옆에서 보는 사람은 불안하고 저러다 큰일 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을 수면무호흡증이라 하는데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되는 경우 주변 사람에게 주는 피해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수면무호흡증(Sleep Apnea)이란?

수면무호흡증은 말 그대로 자는 도중에 호흡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수면 중 최소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경우(평소 호흡기류의 90% 이상의 감소)를 의학적으로는 무호흡이라 말합니다.

보통 무호흡 횟수가 시간당 5번 이상이면 수면무호흡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호흡 횟수에 따라 중증도가 달라지는데 시간당 5~14회면 경증(Mild), 시간당 15~30회면 중등증(Moderate), 시간당 30회 초과면 중증(Severe)입니다. 물론 이런 호흡수 이외에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증상이 있는지 확인도 필요합니다.

 

원인

수면무호흡증은 중추성 수면무호흡증(Central Sleep Apnea, CPA)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으로 분류합니다.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은 뇌중추에서 수면 중에 호흡을 하려는 노력이 감소된 것을 말하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구강이나 기도의 문제가 생겨 호흡에 장애가 오는 것을 말합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전체의 약 90% 정도를 차치하며, 이의 가장 흔한 원인은 목젖, 혀, 목 뒤쪽의 연구개 같은 말랑말랑한 구강 내 구조물이 비후 되거나 턱 아래 목살이 두꺼워져 있는 것입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저작권 : jawwa / 123RF 스톡 콘텐츠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살이 쪄서 구강 내 연한 조직이나 목부위의 지방이 축적된다는 뜻입니다. 즉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인해 폐쇄성 무호흡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는 턱이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목이 짧고 굵어 기도가 좁아져 있어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발생합니다. 노화로 인해 상기도 근육 탄력이 감소하거나 호흡 방법이 변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호르몬 변화, 음주, 흡연, 만성 코막힘 등도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중추성과 폐쇄성이 같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혼합형 수면무호흡증이라고 말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의 증상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옆방에서도 잘 들릴 정도로 심한 코골이입니다. 심한 코골이와 함께 거친 숨소리가 나타납니다. 이윽고 호흡이 멈추는 무호흡 상태로 들어가 잠시 코골이가 멈춥니다. 숨을 잠시 쉬지 못하게 되면서 몸 안에 산소가 부족해지고, 부족한 산소를 더 들이마시기 위해서 다시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코골이가 심해집니다.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합니다.

수면장애

경증의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본인은 무호흡 증상이 있는지도 잘 모르는 채 지내기도 합니다. 심한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수면 중 본인이 불편함을 느껴서 갑자기 깨는 각성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빈도가 심하면 결국 잠에서 자주 깨는 불면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 밖에도 수면 중 뒤척임이 많아지거나 수면 중 발차기를 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수면 중에 나타나는 증상 외에, 깨어 있는 시간에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낮 시간 졸림, 과도하게 느껴지는 피로감입니다. 수면 중에 장애를 받으니 깨어 있는 시간에 졸린 건 당연합니다. 일하는 도중, 운전하는 도중, 식사 중, 대화 중 등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졸음이 몰려옵니다. 피로감도 마찬가지입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니 평소보다 많이 피로합니다. 집중력 감소, 기억력과 판단력의 장애, 불안감, 우울감, 성욕감소, 발기부전 같은 증상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검사와 진단

수면 중 발생하는 무호흡증을 확인하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대개는 비만한 중년 남성이 오랫동안 코골이가 있었는데, 낮에 졸음이 쏟아지면서 피로감이 몰려온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면패턴과 습관에 대한 가족의 진술이 수면무호흡증에 해당된다면 더욱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습니다.

우선 구강과 목 뒤쪽에 대한 진찰을 시행합니다. 구개편도가 크거나, 목젖이 늘어져 있거나, 연구개가 낮게 내려앉아 있고, 혀가 두껍고 크다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환자의 체중을 확인하고 체질량지수를 확인해서 과체중이나 비만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동반질환인 고혈압, 부정맥, 심부전 같은 병이 동반되어 있는지 확인도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검사는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PSG)입니다. 수면다원검사란 자는 동안 여러 가지 신체 변화를 측정해서 수면질환의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센서를 몸에 붙이고 자는 동안 여러 객관적인 수치를 확인하며 실제 수면 영상을 촬영합니다.

Polysomnography, 수면다원검사
수면다원검사 결과, 녹색 박스 – 무호흡 구간 (출처 : 위키미디어)

구체적으로 측정하는 항목은 수면 중 코와 입을 통한 공기 출입, 가슴과 복부의 호흡, 뇌파, 안구 운동, 혈중 산소포화도, 심전도, 근전도 등입니다. 보통 수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병원에서는 시행할 수 있습니다. 저녁쯤에 방문해서 여러 검사 장비를 부착한 채 밤새 잠을 자고 다음날 오전에 귀가하는 형식으로 시행합니다.

이런 분석을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게 되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다음 과정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비인두 굴곡 내시경, 두경부 방사선 촬영, 전산화 단층촬영(CT), 자기공명 영상(MRI) 같은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그밖에 폐 기능검사, 기본 혈액검사 등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만약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뇌간(Brain stem)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치료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뉩니다.

비수술적 치료는 크게 생활 및 수면습관 교정, 약물치료, 기구 사용 방법이 있습니다.

1) 생활 및 수면습관 교정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체중 감량입니다. 수면 무호흡의 대부분의 원인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고,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대부분의 원인은 바로 구강, 목의 비대, 즉 과체중과 비만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10% 줄면 수면무호흡증은 약 50% 정도 줄어듭니다. 따라서 식사량 조절, 식단 조절, 적절한 운동, 규칙적이고 바른 생활습관 등이 매우 중요합니다.

옆으로 누워 자는 여자

또 잘 때 중요한 것은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입니다. 바로 누워 자게 되면 연구개, 혀, 목살 이 중력 때문에 기도를 막는 셈이 됩니다. 옆으로 누워서 자게 되면 이런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에 한결 나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잠을 자기 전에 음주나 안정제를 복용하는 것은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2) 약물치료

여러 종류의 항우울제가 수면무호흡증 개선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3) 기구 사용

심한 수면무호흡증에서 사용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지속적 양압호흡기(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C-PAP), 바이팝(BiPAP) 같은 기구입니다. 잠을 잘 때 기다란 관이 달려있는 마스크를 코나 안면 모두에 걸쳐 착용하는 기계입니다. 기계가 공기를 불어넣어 주어 무호흡을 방지해주는 보조 장치입니다.

CPAP, 지속적 양압 호흡기
지속적 양압 호흡기 (출처 : 위키미디어)

기계에 따라서는 무호흡을 감지해서 그때만 공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합니다. 효과는 굉장히 좋습니다. 특히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는 동안 마스크를 해야 하고 기계 소음이 있어 숙면에 방해가 되기도 하며 가격이 비쌉니다.

하지만 2018년 7월부터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를 목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양압기를 사용한다면,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환자의 부담이 기존에 비해 줄어들었습니다.

다른 기구로는 구강 내 장치도 있습니다.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줘서 기도를 넓혀주는 장치, 뒤쪽으로 쳐져 있는 혀를 당겨주는 장치 등을 착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는 있지만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말 그대로 좁아져 있는 기도를 넓혀주는 것입니다. 보통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되는 부분이 확실하게 확인된 경우에 이런 부분을 넓히기 위해 수술을 합니다. 비중격만곡증, 비용종 같은 비강수술이나 목젖을 제거하는 수술(Uvulopalatopharyngoplasty), 레이저에 의한 구개 성형술(Laser-assisted uvuloplasty)같은 구강 내 기도 확보를 위한 수술이 대표적입니다.

 

경과와 합병증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지내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증상이 생기는 것은 물론,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낮 시간에 졸리거나 피로감이 쌓이면 성격변화, 인지능력 장애 등의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간 졸음 하품

수면무호흡증 때문에 자는 동안 산소를 충분하게 마실 수 없게 되므로 심장, 폐, 뇌가 손상을 받습니다. 장기가 산소 부족 상태에 자꾸 놓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부정맥 발생이 2~4배 증가하고, 협심증, 급성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수면 중 무호흡은 교감신경계의 과한 자극을 유발하므로 혈압이 높아지게 되고 결국에는 고혈압이 발생합니다. 더불어 폐성 고혈압의 빈도도 높아집니다. 이런 고혈압은 뇌졸중 같은 뇌혈관 질환의 빈도를 높입니다. 더불어 무호흡 상태 자체는 뇌 혈류량을 감소시키고 뇌세포에 산소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게 만들면서 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높입니다. 당연히 돌연사의 위험도 증가합니다.

 


예방과 관리

치료법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체중 감량은 필수입니다. 과체중이나 비만이라면 반드시 체중을 감량해야 합니다. 더불어 바른 생활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금연해야 하고 수면 최소 4시간 전에는 음주는 하지 않아야 합니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바로 누워 자는 것보다는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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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잠을 자는 도중에 숨이 멎는 걸 배우자나 주위 사람이 보고 진료를 권유해서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은 자느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옆에서 자다가 잠시 숨을 멈추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의사 선생님과 진료받고 검사해서 수면무호흡증을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했으면 좋겠습니다. 쾌적하고 질 높은 수면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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