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와 함께 큰 일교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절기에는 신진대사의 변화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이맘때쯤 찾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우리의 호흡기나 구강 점막에 자극을 주어 구강 내 점막 질환을 일으킬 위험성을 높입니다.
오늘은 이러한 원인들로 인해 구강 내에 발생할 수 있는 점막 질환들 중에서 흔히 ‘혓바늘’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아프타성 구내염(Aphthous stomatitis)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프타성 구내염이란?
아프타란 말은 고대 그리스어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구강 내 궤양(mouth ulcer)을 뜻합니다. 즉, 질환명이 아니라 구강 내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구강 점막의 원형 또는 타원형의 하얀 궤양 주위를 얇고 붉은 띠가 둘러싸고 있는 상태입니다.
전 인구의 약 20% 정도에서 나타난다고 하며, 치과 진료실에 구내염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들에게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병소 중 하나입니다. 구강 내에서 주로 비각화 점막(하방의 뼈에 단단히 붙어 있지 않은 부드러운 점막 부위)에서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염증을 동반한 궤양의 형태로 나타나며, 전염성은 없습니다.
아프타성 구내염의 원인
아프타성 구내염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습니다. 최근에는 외부 요인에 의한 자극으로 면역체계가 불안정해 지는 것이 하나의 원인 요소로 여겨지고 있으며, 아래의 여러 가능한 원인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 수면부족이나 정서적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 불균형
- 영양결핍, 특히 비타민 B12, 철분, 엽산의 결핍
- 특정한 음식이나 약제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
- 저작시 외상 또는 칫솔질 등에 의한 기계적인 외상으로 점막 장벽(mucosal barrier)의 손상
- 유전적 요인 (아프타성 구내염을 가진 환자의 약 40%에서 가족력이 나타났습니다)
아프타성 구내염의 증상
일반적으로 병소가 나타나기 몇 시간 전부터 가렵거나 화끈거리는 전구증상이 나타납니다. 그 후에는 그 부위가 국소적으로 붉게 변하면서 약간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상방의 점막이 떨어져 나가면서 작은 궤양이 발생하게 되고, 일정 수준까지 점차적으로 크기가 커집니다.
대부분 구강 내에서 0.3~1cm 크기로 1~2개의 병소가 나타나며, 1~2주 사이에 흉터 없이 자연 치유됩니다. 병소는 반복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1년에 3~4회 정도 재발합니다. 병소 자체가 위험하거나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음식을 먹거나 마실 때에 계속 자극이 되어 통증과 함께 불편감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줍니다.
간혹 병소가 궤양의 깊이가 깊고, 그 크기도 1cm 이상으로 크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더 심한 불편감을 호소하게 되며, 병소의 치유가 이루어질 때까지 1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수 있고, 치유 후에 흉터를 남기기도 합니다. 궤양이 오래 지속되고 간혹 주위가 단단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2주 이상 증상의 호전 없이 지속되는 구강 궤양의 경우 구강암과의 감별진단을 위해 병원에 내원하여 진찰받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프타는 구강 내 비각화 점막 어디에든 발생 가능하므로 연구개나 목젖 주변에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편도염이나 목감기로 의심할 만큼 심한 연하곤란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필자도 얼마 전 연구개에 발생한 아프타로 고생을 치르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아프타성 구내염의 치료
대부분의 작은 아프타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1~2주 이내에 자연 치유가 일어납니다. 따라서, 치료 방향은 통증과 불편감을 줄이면서, 치유를 촉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 먼저 환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술⋅담배나 자극적인 음식은 삼가도록 하고, 부드럽고 자극이 덜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합니다. 수분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이 도움이 됩니다.
- 아프타는 자극성 물질들이 환부에 접촉할 때 통증이 발생하므로, 이러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궤양 상부에 연고를 발라주어 물리적인 장벽을 형성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이들 연고에는 보통 ‘트리암시놀론’이나 ‘덱사메타손’이라는 항염작용을 하는 스테로이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스테로이드를 식후나 취침 전 하루에 두세 번 도포함으로써, 궤양의 크기를 줄이고 치유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연구들에 따르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의 한 종류인 ‘디클로페낙’을 겔(gel)형태로 이용할 때 아프타성 궤양으로 인한 통증 감소에 유의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였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종류의 약제가 구내염 치료를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 ‘벤조카인’이나 ‘리도카인’이 포함된 국소마취제를 도포 또는 가글 형태로 이용하여, 통증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 최근에는 치과용 레이저(CO2, Nd:YAG laser)를 이용하여 병소의 통증을 줄이거나 좀 더 빠른 치유를 유도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 상기 방법들로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큰 아프타나 다발성 아프타에는 전신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만, 전신적으로 약제를 투여함으로써 부작용의 위험도 증가하기 때문에 투약 전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아프타성 구내염의 원인, 증상 및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구내염은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종류도 다양하며 진단에 따른 치료방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거나 치유기간이 길어지는 경우에는 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스트레스를 줄이고 긍적적인 사고로 규칙적으로 생활한다면, 질병을 예방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요?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조금 식상하게 들릴 수 있는 말도 다시금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