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축농증 때문에 우울증까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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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농증은 부비동이라고 하는 코 주위의 빈 공간이 여러 가지 이유로 막히고 염증이 생겨 분비물의 배설이 점점 더 이루어지지 않게 되어 증상이 심화되는 질환을 말합니다. 이것이 3개월 이상 유지되는 경우 만성 축농증(부비동염)이라 합니다. 축농증은 다른 말로 부비동염이라고 하는데 부비동의 염증은 코막힘, 콧물, 코가 목뒤로 넘어가는 것과 같은 증상들을 발생시키게 됩니다.

증상이 심할 경우 생활에 큰 지장을 주게 되는데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고 심한 경우 수술을 받게 됩니다. 치료가 된 이후에도 부비동염은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만성 부비동염이 우울증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되었습니다.

 

만성 질환과 우울증

여러 가지 신체 질환들이 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의 증상들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과 같은 내분비질환, 뇌종양, 간질 등의 신경과적 질환,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 질환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는 질환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울증과 같은 상태를 일반 신체 질환에 의한 기분장애(mood disorder due to a general medical condition)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태는 기분장애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다양한 경과를 보입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처럼 치료가 쉽게 되는 경우 원인 질환이 해결되면 기분 장애도 자연스레 좋아질 수 있지만 암 환자의 우울증은 쉽게 치료하기 어렵습니다. 일반 신체 질환에 의한 기분장애의 경우 재발하거나 만성적인 경과를 밟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같은 경한 질환에서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만성 부비동염과 같은 질병 또한 우울증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밝혀지고 있습니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요?

 

연구결과

알레르기, 천식, 면역(Annals of Allergy, Asthma and Immunology) 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만성 부비동염이 우울증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해 조사하였습니다. 연구진은 107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학교나 직장의 출석률과 동반 증상을 조사하였습니다.

환자들은 3개월 동안 평균 3일의 결석이나 결근을, 1년 동안 12회의 결근을 하였습니다. 결석이나 결근 한 날의 주된 이유는 증상 때문이 아닌 우울한 기분으로 인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만성 축농증 환자는 증상으로 인해 업무의 능률이 떨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일을 하다가 흐르는 콧물을 닦으려고 일을 지속적으로 중단하게 되고 막힌 코로 인한 답답함으로 또한 능률이 떨어지게 됩니다. 수면에 있어서도 코 막힘으로 인해 호흡이 어렵거나 수면 무호흡증이 발생하게 되어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다음날 피곤하게 되고 이것이 또한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위의 연구결과 만성 부비동염 환자는 학교나 일을 빠지는 날이 비염이 없는 사람들 보다 더 많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만성 부비동염 환자의 결근은 비염 증상 때문이 아닌 우울한 마음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분석하였습니다. 비염으로 인한 업무 능률의 증가가 자신감을 잃게 만들고 비염 증상이 심해지는 것 때문에 외부 활동이 감소되어 이러한 우울 증상이 심해지게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하였습니다. 연구진이 우울 증상과 결근을 바탕으로 우울증 여부를 파악하려 한 이유는 아마도 우울증 진단 기준의 하나인 일상생활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구가 대조군 없이 시행되었고 우울증에 대한 진단 없이 결근의 이유를 주관적으로 조사한 것이 본 연구의 제한점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경한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도 기분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었다는데 의의가 있겠습니다.

 

결론

과거에는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질병 자체에만 관심을 기울였었습니다. 정신의학의 발전과 함께 개인의 삶의 질에도 관심이 높아진 요즘 일반 신체 질환에 의한 기분장애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큰 병을 앓고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흔하게 발생하고 경한 질환의 경우에도 병이 만성화되는 경우 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성적 질환의 경우 어떠한 병이든 간에 마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라며 병이 발생했을 때 빨리 치료받는 것이 일반 신체 질환 관련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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