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에 생기는 염증,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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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배에 물이 차서 배가 불러오는 복수(Ascites)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배에 물이 차서 배가 불러오는 복수의 원인과 치료는?

오늘은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Spontaneous Bacterial Peritonitis, SBP)이란?

뚜렷한 감염의 원인 없이 복수(Ascites)에 세균 감염이 발생해서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합니다. 대부분 복수를 동반한 간경변증에서 잘 발생하는데, 이는 간경변증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져 있어, 감염과 염증이 잘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의 원인

세균에 의한 감염이 원인인데, 주된 균은 대장균(E. Coli), 폐렴 막대균(Klebsiella Pneumoniae) 폐렴구균(Pneumococci) 등입니다. 균이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의 원인이지만 균이 복수로 침투하는 감염 경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즉, 장 천공(Bowel Perforation)이나 복강 농양(Abscess) 같이 뚜렷한 감염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대장균의 전자 현미경 사진 (출처 : 위키 피디아)

균이 침투하는 원인을 알면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지만, 안타깝게도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을 일으키는 균의 침투 경로는 아직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추정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장내에 있는 세균이 혈류를 통해 복수 쪽으로 이동해서 감염을 일으킨다는 것, 위장관 벽의 변화로 인해 투과성이 변하면서 감염이 생긴다는 것, 간(Liver)이 살균작용을 잘 못해서 감염이 생긴다는 것 등입니다. 또한 한 가지 원인 이외에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감염이 생기기도 합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의 증상

증상이 심한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황달 (출처 : 위키 미디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복수에 생긴 염증에 의한 증상입니다. 발열, 오한, 복통, 구역, 구토 같은 증상이 바로 그것입니다. 황달(Jaundice)이 심해지거나 간성뇌증(Hepatic encephalopathy)이 생겨 의식이 흐려지기도 합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의 검사와 진단

보통 복수가 있는 상태에서 염증이 발생하므로 복부 신체 진찰을 하면 복부 압통(Tenderness), 반발 압통(Rebound Tenderness)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수를 채취하는 복수 천자(Paracentesis)를 하면 혼탁한 복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위에 언급한 진찰과 소견이 항상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복수를 분석해서 염증 소견을 확인하면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복수 내의 다형핵 호중구(Polymorphonuclear Leukocyte)가 250/mm3 이상이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복수 세균 배양에서 균이 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다형핵 호중구가 250/mm3 이상이지만 복수 세균 배양에서 균이 자라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배양음성 중성구 복수(Culture Negative Neutrocytic Ascites, CNNA)라고 합니다.

이외에 혈액검사, 단순 복부 촬영(Abdomen X-ray), 복부 초음파(Ultrasonography),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CT) 같은 검사를 통해 염증을 확인하거나,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 이외의 다른 질병이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의 치료

복수 내 세균으로 생긴 염증을 치료하는 것이 주된 치료로, 항생제 치료에 굉장히 치료 효과가 좋습니다. 항생제를 사용하여 균을 없애고 염증을 조절합니다.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발열, 오한, 복통, 구역, 구토 등에 대한 증상도 치료합니다.

저작권 : beerkoff/123RF 스톡 콘텐츠

항생제 치료 기간은 보통 일주일 이상이며, 환자의 상태와 질병의 정도에 따라 치료 기간을 결정합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은 잘 치료했다고 하더라도 재발률이 높은 편이므로, 궁극적으로는 간 이식을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의 예후와 합병증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 환자의 80~90%는 항생제 치료로 호전되나 1년 내 약 70%에서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이 재발합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에서 회복되었더라도 생존율은 1년에 30%, 2년에 20% 정도로 낮습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의 치료가 잘 안되는 일부 환자는 간성뇌증, 패혈증성 쇼크, 신장 기능의 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의 예방과 관리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의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환자에 따라서 노르플록사신(Norfloxacin), 리팍시민(Rifaximin) 같은 항생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할 수 있습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의 발생을 막기 위한 특별한 예방법이나 관리법은 없지만, 간경변증과 복수를 잘 관리한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간경변증에 대한 관리(금주,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적절한 치료 등)나 복수 조절에 대한 관리(의사 진료에 따른 저염식, 이뇨제 복용 등)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은 말 그대로 ‘자발성’으로 생기므로, 뚜렷한 선행 원인 없이 병이 생기고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복수를 동반한 간경변증을 앓고 있는 분이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에 의한 증상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서 진료받기를 부탁드립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은 항생제 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어서 조기에 치료하면 치료 효과가 좋습니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으로 고생하는 분이 점차 줄어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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