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백해무익합니다. 오래전에는 국가적으로 용인되는 기호품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담배는 개인과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물질로서 예방 가능한 살인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담배가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병은 각종 장기의 암, 뇌졸중, 치주염, 대동맥류, 죽상경화증, 관상동맥질환, 각종 폐질환,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 고관절 골절, 자궁외임신, 자연유산, 성 기능장애 등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망률도 높입니다. 흡연했던 환자가 산소 콧줄을 매단 채 금연 홍보를 위해 매체에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때 앓고 있는 질병은 무엇일까요? 폐암, 구강암 일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높은 것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입니다.
이 병은 숨쉬기가 힘들어지게 되는 특징이 있으며 담배를 오래도록 피면 거의 모든 사람이 걸리게 됩니다. 숨쉬기 힘들어지는 대표적인 병인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asease)이란?
주로 유해물질(주로 가스 등의 기체)의 흡입 때문에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서 호흡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고 점차 폐 기능이 감소하는 폐질환을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라고 합니다. 이름 그대로, 천천히(만성) 일어나 기류가 막히는(폐쇄성) 폐의 질병(폐질환)입니다.
원인
주된 원인은 흡연입니다. 보통 20년 이상 흡연한 사람에게서 거의 대부분 발생합니다. 강하게 계속 노출되는 직업성 분진(나무, 낙엽, 석탄 분진 등)과 여러 화학약품(연기, 증기 등)도 원인입니다. 유전적 소인, 고령, 호흡기 감염, 기도 과민성 등과 같은 원인도 있습니다.
증상
특징적인 증상은 만성적이고 지속되는 기침, 가래, 호흡곤란입니다. 대부분 40대 이후에 발병하는데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고 폐 기능 절반 가까이 손상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피로, 체중 감소, 식욕부진 등과 같은 증상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종종 천식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므로 천식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검사와 진단
가장 중요한 검사는 바로 폐 기능 검사(PFT, Pulmonary Function Test)입니다. 폐 기능 검사는 폐 활량, 폐 용적, 폐 확산 능력, 1초간 강제 호기량 등을 측정하는 검사로서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합당한 폐 기류제한 소견을 알 수 있습니다.
동맥혈 가스 검사(ABGA), 흉부 X선 검사,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CT) 등의 검사도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의사의 문진, 진찰,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하여 진단합니다. 즉 위험인자에 노출된 적이 있는 사람이 만성적이고 지속되는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으면서 폐 기능 검사에서 폐쇄성 패턴이 있으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치료
크게 위험인자 제거, 약물치료, 비약물 치료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1) 위험인자 제거
금연은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을 예방하고 진행을 감소시키며 생존율을 증가시켜 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진단받은 모든 사람은 연령에 상관없이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금연은 이미 손상된 폐 자체를 건강하게 회복시켜 주는 것은 아니지만 폐 기능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직업성 분진이나 화학약품에 노출된다면 이를 피하거나 흡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는 것(마스크 쓰기, 노출시간제한)이 좋습니다.
2) 약물치료 약
물치료는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해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병 자체가 악화되는 것을 막지는 못합니다.
(1) 기관지 확장제 : 기관지를 확장 시키면 기류 제한이 해결되므로 호흡곤란을 개선해 줍니다. 먹는 약도 있지만 흡입제로 사용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2) 부신피질 호르몬제 : 폐 염증을 호전시켜 증상을 완화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염 위험이 증가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흡입제가 가장 선호되며 필요시 먹는 제제나 주사 제제를 쓰기도 합니다.
(3) 백신주사 : 모든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는 흔히 ‘독감 예방접종’이라고 알려져 있는 ‘인플루엔자 백신주사’를 매년 맞아야 합니다. 이는 심각한 합병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며 사망률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기타 약제 : 증상 조절을 위해서 필요에 따라 기침을 억제하는 약물, 가래를 완화시켜주는 약물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비약물 치료
(1) 산소요법 : 하루 15시간 이상의 장기간 산소 투여는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기준치 이하의 저산소증이 있거나 순환계통의 질병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 의사의 판단으로 시행합니다.
(2) 호흡재활 : 운동 훈련, 영양상담, 호흡 교육 등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는데 운동능력 향상, 호흡곤란 개선, 삶의 질 개선, 심리적 안정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습니다.
(3) 폐 용적 감소술 : 주로 폐 일부에 병이 있을 때 부분 절제를 시행해서 나머지 폐기능의 호전을 기대합니다.
(4) 폐 이식술 :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완치할 수 있는 궁극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병의 경과와 예방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한번 발생하면 계속 악화되며(나이가 들수록 폐기능이 감소하기 때문) 완치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폐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병의 진행 속도를 천천히 늦추는 것입니다. 즉, 질병이 급격하게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는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의 치료 목표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방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금연입니다. 가장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혼자 노력으로 힘들다면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상담을 받고, 필요하다면 금연 약물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전 세계 사망률 세계 4위에 해당하며 2020년에는 3위로 올라설 정도로 심각한 질환입니다. 잘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병명으로 병의 위험성을 모르고 계속 흡연하는 흡연자가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금연입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라는 저승사자를 만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이 글이 강력한 금연 동기가 되어 반드시 금연에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당신의 금연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