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딱 하고 걸려요 (방아쇠 수지의 진단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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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수지(손가락)이란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방아쇠 수지(Trigger finger)는 손가락 힘줄이 반복되는 사용이나 염증등으로 두꺼워져서 손가락을 굽힐 때 딱하는 소리를 내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병을 말합니다. 마치 권총 방아쇠를 당길때 처럼 딱 하고 손가락의 특정 각도에서 소리를 내며 걸리기 때문에 이러한 명칭이 붙게 되었습니다. 최근 방아쇠 손가락으로 제 외래를 방문하는 환자분들이 조금씩 느는 것을 보니 아마도 방아쇠 수지라는 질병은 점점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뒤에 원인에서도 살펴보겠지만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주고 받거나 SNS를 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방아쇠 수지는 점점 더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질병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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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수지?

손가락은 엄청나게 복잡한 근육과 신경, 힘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의과대학을 다닐 때 배웠던 해부학 수업중에서도 손 부위가 정말 어려워서 외우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면 흰 것이 힘줄(tendon)입니다. 힘줄은 근육에 붙어서 근육이 수축하면 힘줄이 당겨지게 되고 그림의 손가락 굽힘 힘줄이 당겨지게 되면 결과적으로 손가락이 구부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면 A1 도르레(A1 puley) 또한 손가락이 굽혀지는데 있어 말그대로 도르레 처럼 작용을 합니다. 방아쇠 수지는 힘줄이 결절등으로 두꺼워 지거나 혹은 A1 도르레가 두꺼워져서 힘줄이 자유롭게 통과하지 못할때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때 두꺼워진 힘줄이나 도르레가 서로 마찰하면서 통증과 함께 손가락이 갑자기 걸리는 것처럼(마치 방아쇠를 당기듯이) 딱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죠. 40~60대의 중년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주로 4번째, 3번째, 엄지손가락 순으로 많이 발생합니다.

손의 해부학적 구조. 이미지출처 : en.wikipedia.org
손의 해부학적 구조. 이미지출처 : en.wikipedia.org

 

왜 발생하나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방아쇠 수지를 협착성 건막염(stenosing tenosynovitis)라는 용어로도 불리곤 하는데 이는 건(힘줄)의 염증으로 좁아져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용어입니다. 왜냐하면 방아쇠 수지의 주된 원인이 건막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손가락 힘줄을 싸고 있는 건막이 반복적인 움직임으로 자극을 받아서 좁아지게 되는 것 때문이라고 추측되긴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반복적 사용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고 연관이 없다는 연구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말하기에는 현재로서는 무리가 있습니다. 운전이라던가 골프와 같이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조만간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엄지손가락의 방아쇠 수지에 대한 연관성에 대한 연구도 진행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방아쇠 수지가 잘 발생하는 질병중에 잘 알려진 것은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 등이 있습니다. 

 

치료방법과 예방법은?

대부분은 아무런 치료 없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NSAID)를 복용하는 경우 증상이 완화될 수 있고 바르는 소염 진통제도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병변내에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는 것입니다. 스테로이드 주입의 경우 수주에서 수개월내에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입이 효과가 없을 때는 수술을 시행합니다. 수술은 위의 그림에서 A1 도르레를 절개하여 마찰을 줄여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2009년에 수부외과학회지(Journal of hand surgery)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2회의 스테로이드 주입시에도 효과가 없을 시에 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입의 부작용으로 피부의 탈색이나 근육위축, 건의 파열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2회의 스테로이드 주입에도 효과 없는 경우 수술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겠습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주사바늘로 A1 도르레를 풀어주는 시술 또한 수술만큼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론적으로 신경손상의 가능성이 더 큽니다.


스테로이드 주입이나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경우 재발은 흔치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방법 이나 생활속의 치료법 또한 원인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확실한 것은 없지만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과 냉찜질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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