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뇌졸중 발생의 가장 큰 원인중 하나입니다.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혈압이 어느정도 높을 때는 증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140 이상의 수축기 혈압(높은 혈압, 혈압이 120/80 일 때 120이 수축기 혈압)을 유지한 채로 살아가도 증상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않다가도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무시무시한 병이 발생한 뒤 후회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혈압 환자중 어떤 환자가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을까요? 수축기혈압 또는 이완기 혈압이 기준치인 140/90mmHg 이상일 때를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물론 수치가 높을수록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정도의 수치일 때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지 혹은 어느정도로 계속 유지되거나 혹은 급작스런 변동이 있을 때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지를 알 수 있다면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근 미국의 고혈압(Hypertension)학회지에 실린 연구결과는 이러한 고혈압의 패턴과 뇌졸중 발생 위험과의 관계를 분석하였습니다.
Mid- to Late-Life Trajectories of Blood Pressure and the Risk of Stroke: The Rotterdam Study
위 연구에서는 20년간 6700여명의 55세에서 106세까지의 네덜란드 성인을 대상으로 수축기 혈압을 기록하였습니다.
연구진들은 고혈압 환자들을 4가지 패턴으로 분류하였습니다.
- 정상 수축기 혈압(120mmHg)에서 서서히 중년기에 높아지는 경우(160mmHg)
- 중년기에 정상이었으나 갑자기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200mmHg)
- 중년기에 중간정도 높은 혈압(140mmHg)에서 유지되는 경우
- 중년기에 매우 높았으나(160mmHg) 65세 이후 감소하는 경우
과연 4가지 중에 어떤 패턴(혹은 패턴들)이 뇌졸중 발생위험이 높을까요? 답을 확인하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보세요.
우선 가장 흔한 패턴은 1번 패턴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뇌졸중 발생과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가장 큰 패턴은 어느 것일까요? 답은 2,4번 입니다. 맞추신 분은 정말로 건강에 대한 식견이 높으신 분입니다.
2,4번의 경우 뇌졸중 발생과 고혈압 관련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았고 이러한 패턴의 경우 80세까지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았습니다. 3번의 경우도 일부 답이 됩니다. 3번도 뇌졸중 발생 위험은 높았습니다. 그러나 심장질환이나 신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가장 낮았습니다.
1번의 경우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가장 낮았고 고혈압 관련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 또한 낮았습니다. 가장 흔한 패턴이 가장 덜 위험한 결과를 보인것이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2번과 같은 경우 혈압이 140 내외로 유지되어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혈압 검사를 하지 않다가 뇌출혈로 응급실에 방문했을 때 200이 넘는 수축기 혈압이 측정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4번의 경우 이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혈압이 높아졌어요. – 치료를 늦추거나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면?
위 글과 같은 경우 입니다. 혈압이 높게 유지되는 경우 생활습관 개선으로 낮출 자신이 없다면 약물복용으로 빠른시일내에 정상 혈압으로 되돌려야 하는 것입니다. 어째 되었건 간에 가장 위험한 패턴들은 단기간 혹은 장기간의 높은 혈압을 보이는 패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혈압이 160mmHg 이상인 경우에는 뇌졸중 예방을 위해 빠른 혈압의 조절이 필요합니다.
물론 본 연구가 100% 뇌졸중 예측에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백인만을 대상으로 하였고 한 지역 인구들로만 연구가 이루어 졌기 때문에 모든 인종, 국가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2번과 4번 패턴 환자들이 뇌졸중에 걸려 치료를 받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추가적인 연구로 이러한 패턴의 비밀을 밝혀야 겠지만 현재로서도 본 연구는 충분히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위의 연구에서 20년간 6700여명의 대상자 중에 천명에서 뇌졸중이 발생했습니다. 그만큼 고혈압 환자에서 뇌졸중은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높은 혈압은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혈압의 측정은 주기적으로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뇌졸중은 한번 발생하면 평생 기능의 저하로 고생하여야 하는 질병입니다. 좌반신 마비가 오면 우측 손톱도 남의 도움 없이 깎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절안되는 고혈압은 증상이 없다고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것입니다.
160이상의 혈압은 절대로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