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의 흡연하는 고혈압 환자는 얼마나 위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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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30대 이상의 성인 남성 가운데 43%가 비만이며, 3명 중 1명꼴인 35%는 고혈압, 5명 중 1명(19.3%)는 고콜레스테롤혈증, 8명 중 1명은 당뇨병(12.9%)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춤했던 30대 이상 남성의 흡연율도 다시 40%로 증가하였습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흡연, 비만은 모두 심혈관질환 발생의 위험요인입니다. 특히 30대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이전보다 늘고 있는데 이는 식생활의 서구화 및 운동 부족에 기인합니다. 점점 더 바빠지고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아지는 이 시대 30-40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입니다. 

혈압측정

50대 이상과는 달리 30-40대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 과신하고 관리를 하지 않는 경향이 많습니다. 실제로 최근 30대 뇌경색 환자도 증가하고 있으며 필자가 진료하는 환자분들 중에도 30-40대 뇌졸중 환자분들도 간혹 있습니다. 이분들은 대부분 반신마비와 같은 뇌졸중 증상이 발생하여 응급실에 방문하여 뇌졸중으로 진단받는 동시에 본인이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30-40대 뇌졸중 환자들은 대부분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 환자가 대다수입니다.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 보다 뇌출혈은 그 예후가 더 좋지 않으며 충분한 재활치료를 거치고 나서도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진단받고 난 뒤 치료를 받고 있는 50대 이상의 환자들 보다 더 위험한 것이 30-40대 고혈압, 당뇨병 환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흡연까지 동반된다면 그 위험은 배가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30-40대의 생활습관병 중 가장 많은 고혈압을 바탕으로 실제로 30-40대 고혈압 환자가 다른 위험 요소들이 동반되었을 경우 얼마나 위험할 것인지 의학적 계산을 바탕으로 알아보겠습니다.

 

40대 고혈압 환자의 위험도 계산

고혈압, 당뇨병 같은 생활습관병은 병 자체가 심해지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분들은 그 위험도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심혈관 합병증 때문입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질환과 뇌경색, 뇌출혈 같은 뇌졸중입니다. 두 가지 모두 발생 당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으며 뇌졸중의 경우 치료가 잘 되어도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질환입니다.

고혈압, 고지혈증의 진료시 약물 투약 여부 및 용량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약어 ASCVD(arteri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발생률 계산기가 있습니다. 이는 이전의 여러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을 바탕으로 하여 향후 10년간 심혈관질환이 얼마나 발생할 것인가를 예측해 보는 의학 계산 프로그램(Pooled Cohort Risk Assessment Equations-ASCVD Risk Estimator)입니다. 

청진기와혈압계

뇌졸중,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계산기로 40대 고혈압 환자의 예를 들어 얼마나 위험할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테스트 모델의 나이는 40세로 하였고 성별은 남성입니다. 정상 혈압은 수축기 혈압 120으로 계산하였고, 심혈관질환의 위험 인자에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기 때문에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없는 경우를 총콜레스테롤 170으로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50으로 가정하였습니다. 각각의 상황에 대해 향후 10년간 위험도를 평가해 보겠습니다.

아래 계산 결과에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에는 비치명적 심근경색(nonfatal myocardial infarction) 및 심장마비,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 뇌경색이 포함됩니다.

일단 위의 수치를 입력하였을 경우 아래와 같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결과 수치는 10년간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확률입니다.

40대 평균 수치를 지닌 사람 : 0.7%

그러면 각각의 위험요인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고혈압만 있을 경우

유전적으로나 생활 습관상으로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은 경우 30-40대에도 고혈압이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흡연자이나 흡연하지 않는 젊은 고혈압 환자도 최근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위험요인 없이 고혈압만 있는 경우를 위험도를 알아보고 흡연이 동반되는 경우 위험도가 얼마나 증가할지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혈압(수축기 혈압 150)이면서 약을 먹지 않는 경우 : 1.1%

고혈압으로 진단되어서 약을 복용하고 수축기 혈압이 120으로 조절되는 경우 : 0.8%

고혈압이면서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40대의 평균 수치를 지닌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게 되며 비슷한 상황인 경우 10년 이내 100명 중 1명에서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약을 복용하고 혈압이 유지된다면 정상인 사람들과 거의 비슷한 위험도를 지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혈압으로 진단되는 경우 생활습관 교정 등을 통해 하루빨리 혈압을 낮추려는 시도를 해야 하는 것이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흡연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흡연

고혈압(수축기 혈압 150)이면서 약을 먹지 않고 흡연하는 경우 : 3.5%

고혈압이면서 약을 먹지 않고 흡연하는 경우 그 위험도는 3배 이상 증가하게 됩니다. 10년 이내 비슷한 상황의 100명 중 3명에게서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30-40대에 흡연자 중 본인이 고혈압인 것을 모르고 지내시는 분들은 정말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마트, 은행과 같은 장소에 자동 혈압계가 준비된 장소가 많이 있습니다. 30대 이상 흡연자분들은 월 1회 이상 혈압을 꼭 측정해 보시기 바라며 수축기 혈압이 140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 이상인 경우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계산된 위험도는 혈압이 증가할수록 더 높아지게 됩니다. 만약 치료받지 않고 자신이 고혈압인 것을 모르는 흡연자의 수축기 혈압이 170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고혈압(수축기 혈압 170)이면서 약을 먹지 않고 흡연하는 경우 : 4.4%

또한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내용 중 하나는 위의 계산식은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졸중만을 뇌졸중으로 계산한다는 것입니다. 30-40대 뇌졸중 환자 중 대부분은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 환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계산에는 뇌출혈이 빠진 것이기 때문에 젊은 고혈압 환자가 흡연하는 경우 위의 계산된 수치보다 훨씬 더 높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2) 고혈압과 당뇨가 동시에 있는 경우

혈당측정

이러한 경우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됩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보겠습니다.

고혈압(수축기 혈압 150)이면서 약을 먹지 않고 당뇨가 있는 경우 : 2%

고혈압(수축기 혈압 150)이면서 약을 먹지 않고 당뇨가 있고 흡연하는 경우 : 6.7%

나이가 40이지만 고혈압, 당뇨, 흡연이 동반되는 경우 10년 이내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6.7%로 증가하게 됩니다.마찬가지로 흡연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크게 증가시킴을 알 수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가 있는 분들은 반드시 금연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금연

최근 정부에서도 금연을 위한 여러 캠페인과 함께 치료비 지원과 같은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경우 반드시 금연하여야 하며 금연이 어려운 경우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으실 것을 권유 드립니다. 또한 의사들이 운영하는 금연 포털에서도 많은 도움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금연친구 (www.xsmoke.co.kr)

 
3) 고콜레스테롤혈증 합병시

혈액에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특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 죽상동맥경화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고혈압 환자가 고콜레스테롤혈증(총콜레스테롤 250으로 가정)이 동반된 채로 치료받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혈관속 콜레스테롤
혈관 내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혈관을 좁아지게 만듭니다 (저작권 : lightwise / 123RF 스톡 콘텐츠)

고혈압(수축기 혈압 150)이면서 약을 먹지 않고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경우 : 2.3%

고콜레스테롤혈증이 동반되는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2배로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가장 나쁜 경우는 어떨까요?

고혈압(수축기 혈압 150)이면서 약을 먹지 않고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이 있고 흡연하는 경우 : 14%

그야말로 엄청난 위험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 정도로 위험인자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흔치 않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병원에서는 간혹 볼 수 있는 케이스이기 때문에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려드리기 위해 계산을 해보았습니다. 

특히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같은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위의 위험도가 7.5% 이상인 경우 약물치료 고농도의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위에서 여러 가지 위험 요인들을 바탕으로 젊은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사망 포함)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방법은 아마 이 글의 독자분들 또한 알고 계실 것입니다. 위의 여러 가지 위험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그 방법인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를 뽑으라면 바로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일 것입니다.

달리기운동

고혈압이라는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생활습관 개선 및 약물복용으로 혈압을 낮추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낮아지게 됩니다.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같은 이상지질혈증 환자들도 마찬가지로 생활습관 개선 및 약물 치료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특히 LDL 콜레스테롤)를 낮추면 될 것입니다.
혈압과 혈당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생활습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운동입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위의 모든 위험 요인들을 제거하거나 낮출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주 3회 이상, 150분 이상의 땀을 흠뻑 흘릴 수 있는 강도의 운동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데 필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계산해 본 것처럼 단일 위험요인 중 가장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이 흡연이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고혈압 환자는 위험을 낮추고 혈압을 낮추기 위해 금연이 필요할 것이며 고혈압이 없는 흡연자의 경우에도 고혈압 발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연이 필요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100세 시대의 가장 큰 적 중 하나인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도와 위험 요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위의 계산 수치는 각 개인별로 다르고 치료에 참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들이 정확히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위의 계산식으로 확정 지어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는 충분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위험 요인 유무에 상관없이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 그리고 금연이야 말로 100세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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