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인터넷 뉴스를 볼 때면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미세먼지에 대한 내용일 것입니다. 최근 우리는 많은 시간을 미세먼지에 대해 아는 것과 그와 관련된 대비를 하는데 보내고 있습니다.
이전이라면 미세먼지는 사이즈가 2.5~10μm 이하이고 초미세먼지는 2.5μm의 크기이며 머리카락 굵기의 1/30에 달하는 작은 오염물질로서 폐를 통해 혈관까지 이를 수 있다는 내용을 이야기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해야지면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다수의 분들이 이 정도의 내용은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이 정도 내용은 아마 다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되어 미세먼지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본문에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오염물질의 증가로 우리들은 호흡기 증상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눈이 따갑고 충혈되는 증상까지 호소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이러한 증상외에도 우리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대기오염 물질 중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용과 함께 이러한 영향이 어느정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세먼지의 건강에 대한 영향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와 장기로 나누어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며칠 정도 유지되는 경우 단기간 노출이라 할 수 있을 것이고, 일 년간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로 장기간 노출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수시간에서 수일간의 단기간 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단기 영향은 호흡기와 심혈관 질환의 이환률(morbidity, 지역사회에서의 건강인에 대한 환자의 비율)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천식의 악화나 호흡기 질환의 발생 또는 이러한 발생으로 인한 병원 입원 등이 바로 단기 영향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수개월에서 수년간 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장기 영향은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 그리고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mortality)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심폐질환에 이환되기 쉬운 노인뿐만 아니라 호흡기 발달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어린이들의 경우 미세먼지에 대한 노출은 치명적입니다. 임산부의 노출은 저체중아 출산, 조산 등과 연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가 얼마 이하일 경우 안전하다는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처럼 건강에 대한 영향으로 살펴볼 때 미세먼지보다는 초미세먼지가 사망률 측면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노인과 소아, 임산부의 경우 건강에 대한 영향이 크기 때문에 대기 질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들
WHO에서는 연평균 초미세먼지 권장 농도를 10μg/m3이하로 정하고 있습니다. 작년도 국내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4μg/m3였고 평균 수치를 구한 나라 중 27위를 차지했습니다. 세계 1위는 9724μg/m3를 기록한 방글라데시였고, 중국은 41μg/m3로 세계 12위를 차지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몽골이었습니다. 황사도 아닌 초미세먼지 수치에서 58.5μg/m3로 세계 6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대부분 몽골을 생각할 때 파란 하늘과 드넓은 초원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지만 석탄연료 사용과 화력발전 그리고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이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아마도 독자분들 중 TV 프로에서 몽골의 시커먼 하늘과 소아과 병동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호흡기 질환으로 고통받는 장면을 보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보다 우리 건강에 더 치명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미세먼지에 대한 장기간 노출이 얼마나 우리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2018년 미국의 초미세먼지 연간 농도는 7.4μg/m3로 세계 10위로 미세먼지가 적은 나라였습니다. 1위는 뉴질랜드로 5.7μg/m3이었습니다.
미국이 깨끗한 공기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공기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과 함께 공기질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1950년도만 해도 미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000μg/m3 이상이었으며, 1990년대 초반만 해도 200μg/m3 이상으로 높은 미세먼지 농도를 보였습니다.
지금의 깨끗한 공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한 대책들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왜 공기를 깨끗하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88올림픽 시절 초미세먼지 농도는 200μg/m3 이상 측정되었 으며, 비상 대책으로 차량 2부제 운행 등이 시행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노력들로 이러한 개선을 이뤄냈지만, 최근의 대기오염은 우리의 노력을 헛되게 만든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원인이 있었기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잠시 이야기가 다른 쪽으로 흘러가게 되었기에 미국의 대기오염과 건강에 대한 연구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초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초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요한 연구 중 하나가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의학 저널 중 하나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2009년에 실리게 됩니다.
연구진은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의 초미세먼지 농도와 관련하여 20여 년간 미국 51개 주의 미세먼지 농도와 사망률에 대한 분석을 시행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10μg/m3 감소할 때마다 평균수명이 0.61년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대기오염 감소는 분석된 지역 사람들의 평균수명 증가에 15%가량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미세먼지와 건강에 대한 대규모의 장기간 데이터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었는데 2017년도에 NEJM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이와 관련된 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미국에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의료보험 가입대상자 6천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이 시행되었습니다.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10μg/m3 증가할 때마다 모든 종류의 사망률은 7.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12μg/m3 이하일 때로 한정하는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가 10μg/m3 증가할 때마다 사망 위험은 13.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초미세먼지 농도의 증가는 우리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연구들과 여러 연구들을 종합하여 WHO에서는 다음과 같이 미세먼지와 초미세 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 미세먼지(PM10)는 초미세먼지(PM2.5)보다 단기 노출 시 호흡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일일 사망률은 0.2~0.6% 증가
- 초미세먼지는 장기 노출 시 미세먼지보다 사망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 초미세먼지 장기 노출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6~13% 증가시킴
마스크 착용에 대한 논의들
각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외부 오염 물질은 어찌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미세먼지 예보를 꾸준히 듣고 경보가 발령된 날에는 단기 노출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한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을 잘 활용해야겠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지속된다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보다 더 적은 양에 노출될 수 있을 것입니다. 노약자, 어린이, 임산부와 심혈관 질환이 있는 분들은 특히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관련 전문가의 의견 중에 마스크 착용은 심폐 기능을 저하시키고 혈압 강하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나쁨 수준의 초미세먼지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 또한 있습니다. 그리고 만성 호흡기 질환자나 폐 기능이 감소된 분들에게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하지만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권고안은 아직 마련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며 어느 질환의 환자가 어느 수준의 미세먼지 환경하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 또한 현재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초미세먼지가 증가된 환경에서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기 때문에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에서는 초미세먼지 대응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간질성 폐질환(IPF)와 같은 만성 폐 질환이 있는 경우 환자의 상태별 마스크 착용에 대한 영향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주치의와 마스크 착용에 대해 반드시 상의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대기오염에 대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
우리나라의 대기 오염 농도는 사실 매스컴에서 연일 보도하는 만큼 심각하게 나빠지지는 않았습니다. 년 평균 수치로만 본다면 오히려 80년대보다 3~4배가량 깨끗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까지의 노력으로 많이 좋아진 우리의 대기 질이 최근 들어 극도로 나빠졌다는 것입니다. 또한 과거와는 달리 도심, 공장지대에 국한되었던 오염이 청정지역까지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도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내 발생 요인 또한 무시할 수는 없지만, 청정지대까지 대기 오염이 생긴다는 것은 외부 유입 원인에 의한 영향이 지대하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여름과 가을철에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선진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되지만 봄, 가을철 유입되는 오염물질과 국내 발생 원인들로 인해 연평균 오염도가 증가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봄, 가을철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시점의 건강에 대한 영향보다 연평균 오염도가 건강과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10μg/m3의 감소는 평균 수명을 반년 이상 증가시킬 정도로 우리건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선진국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최소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는 것에는 이러한 이유 또한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미국의 연구진과 국내 미세먼지의 발생원 규명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원인을 밝히고 그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것 또한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더불에 최근의 대기 질과 오염물질에 대한 단기간, 장기간 노출에 따른 건강 영향에 대한 연구 또한 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분석들을 토대로 외부 오염물질 유입원에 대한 대책을 요구한다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지금보다도 더 우리나라 자체에서 발생되는 오염원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미세먼지 예보 수준 또한 WHO에서 권고하는 수준으로 상향하여 초미세먼지 경보를 발령해야 하는 것에 대한 논의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대기 오염은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는 더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우리의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 고조는 몇년전보다 더 좋아야 할 공기질이 그렇지 못하게 된 것뿐만 아니라 대기와 건강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최근 들어 증가한 것에 기인합니다. 선진국에서는 80년대부터 관심을 가져온 문제에 대해 최근 들어 우리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고, 이를 매스컴이 부추기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겠습니다. 대기 오염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과거와 같이 도시에서 벗어나 깨끗한 자연 속에서 숨 쉴 때 “공기 좋다!”라고 외칠 수 있는 날이 다시 올 수 있도록 관계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런 날이 오기 전까지는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악화 및 조기 사망 예방을 위해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