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감염증! 패혈증을 아시나요?

0

독자분들 중 건강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마도 패혈증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유명인사들이 암이나 폐렴 등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뉴스에서 들릴때가 간혹 있습니다. 패혈증이란 병이 무엇이길래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까요?

패혈증은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환자 중 약 30%를 차지하는 흔한 감염성 질병이며 약 30~50%의 사망률을 보이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람은 지난 10년간 약 3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적절한 약물치료와 처치가 최우선인 ‘내과적 응급질환’입니다.

이처럼 패혈증은 심각한 질환인데 아직까지 그 패혈증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용어 자체도 생소하고 질병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패혈증의 국민 인지도는 35% 수준으로, 뇌졸중 95%, 심근경색 80% 에 비하면 매우 낮은 실정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패혈증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패혈증(Sepsis)의 개념과 정의

패혈증(Sepsis)은 우리 몸이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의 미생물에 감염되어 심각한 반응이 전신적으로 발생한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균이 편도선을 침투해서 편도에 국소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편도염이라고 하고, 폐를 침투해서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폐렴이라고 합니다.

국소적인 염증이 아니라 전신적인 염증상태와 그에 따른 신체반응을 아주 쉽게 말해 패혈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패혈증에서는 미생물이 어느 장기나 인체 구조물에 국한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혈액 속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으면서 전신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상태이므로 단일 장기 부전 또는 다발 장기 부전도 흔하게 발생할 수 있고 사망률도 높습니다.

생체징후
출처 : 플리커 by brykmantra

의학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패혈증(Sepsis) : 전신성 염증 반응 증후군(SIRS) + 원인 미생물이 발견되거나 추정 가능한 경우
* 전신성 염증 반응 증후군(SIRS) : 다음의 증상이나 징후 중 2가지 이상이 있을 때
①체온 : 38도 초과 or 36도 미만
②심장 박동수 : 1분당 90회 초과
③호흡 수가 1분당 20회 초과 또는 동맥혈 이산화탄소 분압(PaCO2)이 32mmHg 미만
④백혈구 수치 : 1uL 당 12000 초과 or 4000 미만 (또는 미성숙 호중구 분율이 10% 초과)

다양한 데이터가 쌓이고 연구가 계속되면서 매년 개념과 정의가 변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변한 것은 이와는 조금 다른데, 전문적인 영역이고 바뀐 정의에 따른 진단율과 치료성적을 아직 명확하게 알 수 없어 자세히 적지는 않겠습니다.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진단 기준 링크

 

패혈증의 원인

대장균
출처 : 위키미디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미생물(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이며 모든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뇌 수막염, 폐렴, 감염성 심내막염, 복막염, 신우신염, 담낭염, 담도염, 봉와직염 등의 감염이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미생물의 침투 경로는 다양합니다. 비강, 구강 등의 호흡기를 통해 침투하는 경우도 있고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침투할 수도 있습니다. 찔림, 까짐, 베임 등으로 인해 방어막(피부, 점막)이 물리적으로 파괴되면서 미생물이 침투할 수 있습니다. 또는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정상적으로 우리 몸에서 살고 있던 상재균이 병원균으로 작용하며 패혈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증상

염증반응이 전신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발열, 헐떡거림, 인지력 저하 같은 의식변화, 정신착란, 혈압저하와 그에 따른 말단 피부의 괴사 (썩어들어감) 등이 있습니다. 패혈증에 의해 폐가 손상되면 호흡곤란, 저산소증, 산-염기 불균형 등의 증상이 발생합니다. 콩팥이 손상되면 소변량이 감소하고 부종이 생기며 대사 장애가 생깁니다. 또한 위장관이 손상되면 위장관 출혈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신적으로 고혈당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검사와 진단

패혈증을 확진할 수 있는 검사법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혈액검사, 혈액배양검사, X선 촬영, 심전도 검사, 소변검사 등이 필요하며 병이 진행하는 양상에 따라 추가 검사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패혈증

패혈증의 진단은 보통 환자를 관찰한 결과와 검사 소견을 종합해서 의사에 판단에 의해 임상적으로 내려집니다. 패혈증을 확진할 수 있는 명확한 진단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패혈증을 진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패혈증의 정의에 해당하는 증상과 검사 수치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또한 패혈증을 일으키는 미생물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패혈증일 때 나타나는 신체의 변화는 개인 간의 차이가 있고 병이 진행하는 시간에 따라서도 차이가 다양합니다. 따라서 정확히 진단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의사의 판단과 경험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치료

중환자실패혈증의 원인이 되는 미생물을 확인하고 그에 적절한 항미생물제제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 등)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생물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 결과는 대개 며칠 뒤에나 확인할 수 있는데 비해서, 패혈증에 빠지기 시작하면 악화되는 속도가 빨라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초기 치료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미생물을 합리적으로 추론한 뒤 그것을 사멸 시킬 수 있는 적절한 약을 먼저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후 환자의 상태와 추가 검사 결과를 가지고서 치료방침을 설정합니다.

이외에 치료로는 다양한 증상이나 각 장기 부전을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약물, 수액, 호흡보조요법 등이 있습니다.

 

경과와 예후

중환자실
출처 : 위키미디어

패혈증의 결과는 일반적으로 매우 좋지 않습니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거의 모든 패혈증 환자는 사망하고 치료를 받더라도 약 30~50% 정도는 사망합니다. 특히 신체 장기 부전이 발생했거나, 원래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과 같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치료를 초기에 적절히 받지 못했다면 사망 위험이 더욱 높습니다.

지금까지 패혈증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았습니다.


패혈증의 한자 풀이는 敗 썩을 패, 血 피 혈, 症 증세 증입니다. 말 그대로 피가 썩는 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표현이 다소 과격하지만 혈액 자체가 미생물에 의해 감염되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전혀 무리가 없겠습니다.

치명적인 전신 감염성 질병인 패혈증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빠르고 적절하게 치료받아 사망에 이르지 않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기원하겠습니다.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