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온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프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급격하게 무리한 활동을 했다든지, 정신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든지 할 때 주로 잠깐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은 금방 호전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은 큰 걱정 없이 일상생활을 합니다.
그러나 참을 수 없는 전신 통증이 지속해서 나타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바로 섬유근육통이 숨어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병은 전신 통증이 지속적으로 있는 병입니다. 본인은 통증으로 괴로워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는데 주위에서는 흔히 꾀병이라고 오해하기도 하는 병으로 간과했다가는 통증과 동반되는 증상으로 상당히 고통받으며 지내게 됩니다. 이번에는 섬유근육통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섬유근육통이란?
전신의 여러 곳에 발생하는 만성적인 통증과 경직감이 주 증상인 질환입니다. 이때 통증은 근골격계에서 유발하는 통증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뻐근한 느낌, 쿡쿡 찌르는 느낌, 불쾌한 느낌이 드는 통증이며, 장이 꼬이는 듯한 내장 기원의 통증은 섬유 근육통의 전형적인 통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섬유근육통의 특징
①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2~3% 정도입니다.
② 주로 50대 이상의 여성에서 호발합니다. “여성 : 남성 = 9 : 1”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더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남성에서도 발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③ 전신 통증 이외에도 다른 증상이 잘 동반합니다. 전신 권태감, 피로, 수면장애, 우울증, 기억장애 등의 증상이 그것입니다.
④ 진찰을 하면 압통을 느끼는 지점(손으로 누른 부위 통증)이 있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습니다.
⑤ 혈액검사에서도 거의 정상 소견을 보입니다.
진단 기준
① 전신의 광범위한 근골격계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됨.
② 압통을 느끼는 지점(손으로 누른 부위 통증)이 18개 중 11개 이상.
일반적으로는 이 2개의 진단 기준으로 진단을 내리지만 모든 섬유근육통 환자가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섬유근육통 환자 중에 어떤 사람은 압통점의 개수가 더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경험 있는 의사가 진료와 진찰을 통해 진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병 원인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발병 원인은 없습니다. 다만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으며 통증에 대한 지각 이상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추론하고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도파민, 세로토닌과 같은 호르몬과 그 수용체의 변화), 통증을 느끼는 신경과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의 변화, Non-REM 수면의 장애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발생 원인에 더불어 정신적인 스트레스, 앓고 있는 만성질환, 수술, 갑상샘기능저하증, 감염성 질환 등과 같은 요인들이 섬유근육통을 촉발시키는 인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치료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완치를 목적으로 치료를 시행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당뇨병, 고혈압 등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인식하여 통증에 대해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섬유근육통은 불구나 기형을 초래하지 않고, 질병의 경과는 본인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스스로 안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통증과 동반하는 증상을 조절하는 대증치료를 위주로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크게는 비약물적 치료 와 약물적 치료가 있습니다.
1) 비약물적 치료
① 가벼운 운동을 실시합니다. 유산소 운동, 스트레칭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통증을 느끼지 않는 수준의 운동을 1회에 20~30분씩, 주 3회 정도 하는 것이 좋습니다.
② 수면 위생을 개선합니다. 보통 수면장애가 많이 동반되어 있기 때문에 잠자리에 드는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늘 같은 시각에 잠자리에 들고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것, 자기 전에 술이나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마시지 않기, 저녁에 과식하지 않기, 잠자리 주변에는 숙면을 위한 최소한의 물건만 놓기(주변에 TV와 같은 전자기기는 두지 말 것) 등입니다.
2) 약물적 치료
① 항우울제 : 섬유근육통 환자에서 우울증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용하기도 하지만 신경 병증성 통증을 감소시켜주는 작용도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사용합니다.
② 진통제 : 증상을 경감시켜 줍니다.
③ 항불안제 : 불안 자체가 통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필요시 사용합니다.
④ 항경련제 : 경련이 동반되지 않더라도 사용하는데 역시 신경병증성 통증에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전신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인 섬유근육통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아프고 쑤시는 곳이 많아집니다. 전신에 통증이 생기니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여 활동이 꺼려지고, 삶의 만족도가 감소하면서 기분 저하가 지속됩니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 그렇겠거니 하고 지내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물론 나이가 드는 것만으로도 그럴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혹시 모르는 질병이 숨어 있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섬유근육통이라는 질병 때문에 통증이 지속되고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성적인 전신통증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섬유근육통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섬유근육통을 찾아내기만 하면 완치가 되어 통증 없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원인 불명으로 놔둘 수 있는 통증의 원인이 섬유근육통 때문이었다면 이를 치료했을 때 통증과 동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로 인해 한결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은 더욱 행복한 일일 것입니다.
알 수 없이 찾아온 전신통증을 그냥 방치하지 마시고 섬유근육통과 같은 질병이 숨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진료를 보시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