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의 시한폭탄, 사랑니 꼭 뽑아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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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가 불편해서 치과에 내원한 경험이 다들 한 번씩은 있으실 것입니다. 막상 병원에 방문한 뒤에도 발치의 두려움 때문에 주저하고 돌아오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보통 4개씩 사랑니를 가지고 있는데, 과연 이런 사랑니 꼭 뽑아야 할까요?

먼저, 사랑니 발치가 추천되는 경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사랑니 발치가 필요한 경우

1. 치관주위염의 예방과 치료 
치관주위염 (출처 : 위키피디아)

치관주위염은 20대 이후 사랑니 발치가 이루어지는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사랑니가 잇몸을 뚫고 일부만 맹출 되는 경우 사랑니의 머리 부위는 치은판개(operculum)라는 잇몸의 일부로 덮여있게 됩니다. 부분 맹출된 사랑니의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치아와 치은판개 사이 공간으로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끼이게 되어, 세균이 성장하는 배지가 될 수 있습니다.

면역력이 약화된 경우 붓고 아프게 되며,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를 통해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연관된 사랑니를 발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인접한 치아에 영향을 주는 경우

사랑니는 위치상으로 제2대구치(사랑니 앞의 치아)와 근접해 있어 많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사랑니와 인접치 사이 공간을 청결하게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 제2대구치에 충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랑니가 인접치 뿌리를 향해 맹출하면, 경우에 따라 인접한 치아의 뿌리가 흡수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가능한 빨리 사랑니 발치를 고려해야 합니다.

 

3. 교정치료에 방해가 되는 경우


교정치료 중에 사랑니가 치아 이동의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치아가 이동하는데 방해를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악교정 수술시 골절단 부위에 사랑니가 존재하는 경우 수술을 어렵게 만들 수 있어, 수술 전 적어도 6개월 전에 사랑니를 발치하여 턱뼈가 회복될 시간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4. 치성 낭종과 종양의 예방 및 치료
치성 낭종 (출처 : 위키피디아)

매복된 사랑니의 경우 간혹 사랑니 치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치아낭(tooth follicle)에 의해 치성 낭종 또는 치성 종양이 생길 수 있으며, 아주 드문 경우 악성으로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낭종이나 양성종양이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턱뼈를 녹이며 점점 커지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 사랑니와 함께 제거가 필요합니다.

 

5. 임신이 계획된 경우

임신 중에는 호르몬의 변화로 세균이 구강 내에서 더 쉽게 자라는 환경이 되어, 사랑니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임신 중에는 치료가 쉽지 않으므로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보이는 사랑니는 미리 발치하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비교적 안정기인 임신 2기(14~27주)에 발치를 시행하도록 합니다.

 

6. 악골골절의 예방

매복된 사랑니로 인해 아래턱 골절에 대한 저항성이 낮아져, 결과적으로 골절이 잘 일어나게 됩니다. 때문에 미식축구, 럭비, 농구 등 신체 접촉이 많은 운동을 하는 분들 중에 경우에 따라 악골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매복된 사랑니의 발치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골절이 일어날 경우 골절선에 존재하는 사랑니는 골절 치료에 있어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사랑니를 발치하기 전에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랑니 발치시 주의가 필요한 경우

1. 많은 나이

나이가 들수록 치조골이 점점 더 광화되어 유연성이 부족해지며, 치아와 턱뼈 사이에 존재하는 ‘치주인대강’이라고 하는 공간이 점점 좁아져 치아와 턱뼈의 결합력이 증가합니다. 또한, 발치 후 생기는 큰 치조골 결손부에 대한 회복력도 떨어집니다.

즉, 환자가 나이가 들면서 발치 난이도가 높아지고, 외과적 시술로 인한 손상에 반응을 견디기 어렵고, 회복 시간은 길어집니다. 많은 연구들에 따르면, 18세 미만의 환자들과 비교하여 40세 이상의 환자들에서 사랑니 발치로 인해 직장 및 학업활동을 못하는 기간이 매우 길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일반적으로 사랑니가 완전히 턱뼈에 묻혀 있어서 구강 내에서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거나, 치아낭이 커지는 것과 같은 병적인 현상이 없는 40세 이상의 환자의 경우에는 굳이 사랑니를 발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병적인 요소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제거가 필요합니다.

 

2. 너무 어린 나이

턱뼈에 매복되어 사랑니 뿌리가 채 생성되기도 전인 15세 전후에 발치를 진행할 수는 있지만, 사랑니가 정상적으로 맹출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특이 증상이 없거나, 교정치료를 위한 발치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환자의 나이가 너무 어린 경우에는 사랑니 발치를 예방적으로 미리 할 필요는 없습니다.

 

3. 환자의 전신질환

선천적 혈액응고장애, 면역계가 저하된 건강 상태인 경우에는 특정한 병적 징후를 보이지 않는 매복된 치아의 발치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무리한 매복 사랑니 발치는 건강 상태를 오히려 위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사랑니에 병적 증상이 나타나 발치가 꼭 필요한 경우라면, 치과 및 내과 주치의 선생님과 충분한 상담을 한 후에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인접치의 외과적 손상


사랑니가 깊이 위치한 경우에는 주위에 인접한 신경(하치조신경, 설신경) 및 다른 구조물(상악동 등)을 위험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매복된 치아를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현재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에 의한 잠재적인 이익과 합병증을 비교하여 평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치조골에 의해 완전히 둘러싸인 사랑니가 하치조신경과 매우 가까이 존재한다면, 이는 하치조신경 손상으로 인한 마비를 피하기 위해 그대로 남겨두는 편이 좋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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