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고등어, 실내 미세먼지 발생 주범은 바로?

0
고등어구이
이미지 출처 : 플리커 by azureisle

최근 고등어가 수난을 당했습니다. 환경부가 발표한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고등어가 지목되면서 고등어 값은 급락하고 고등어 구이를 파는 식당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삼겹살 또한 마찬가지의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실내 미세먼지의 주범이 왜 고등어와 삼겹살로 몰리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이러한 음식을 조리할 때 다른 음식들 보다 많은 연기가 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주범으로 몰리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로 고등어가 실내 미세먼지의 주범?

전 세계적으로 실내 조리시의 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500여만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을까요? 실제로 위의 통계에 등장하는 나라들은 아프리카, 아시아의 저개발 국가들이 대부분입니다. 즉 저러한 나라들은 아직도 현대화 되지 못한 조리 시설을 사용하는 국가가 대부분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대부분의 식당에서 가스레인지를 이용해서 구워지는 음식들이 위의 저개발 국가에서 발생하는 것과 같은 목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세먼지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요? 

주방과 분리되지 못한채로 실내에서 장작과 석탄연료를 이용한 조리를 하면서 발생하는 물질이 바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미세먼지의 주범인 것입니다.

이제 고등어 삼겹살은 누명이 풀렸으니 앞으로도 떳떳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고등어처럼 오메가 지방산이 풍부한 건강식품이 살인마로 몰렸으니 참으로 억울할 것입니다. 그래도 삼겹살은 고등어 만큼 건강에 좋은 식품은 아니기 때문에 고등어보다는 덜 억울할 테지요.

 

그렇다면 왜 실내 미세먼지가 인체에 치명적일까?

이전에 미세먼지와 건강에 대해서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미세먼지는 호흡을 통해 폐의 폐포에 도달하여 혈관과 심장을 비롯한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먼저 미세먼지가 도달하는 폐에서는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인해 천식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 시킬 수 있습니다.

2007년에 발표된 NEJM에 실린 연구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한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76%까지 증가함을 밝혔었습니다. 임산부가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경우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쳐 저체중아 출산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폐암이 증가할 수도 있음이 최근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세먼지는 혈관을 타고 우리 온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인체에 치명적인 것입니다. 

인도의 실내 조리 시설(이미지 출처 : ourworld.unu.edu)

 

또한 심장혈관질환의 권위 있는 서큘레이션(Circulation)지에 최근 미세먼지와 심장혈관질환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 논문이 게재되었습니다. 5만명의 이란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대부분 시골지역에 살고 있는 평균 52세의 성인을 관찰하였습니다. 각각의 연료와 질병의 사망률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습니다.

10년 이상 등유나 경유로 실내에서 조리 또는 난방, 조명으로 이용한 경우 전체 사망률은 6% 증가하였습니다. 심장질환 관련 사망률은 11% 증가하였고 심장병 발생위험은 14% 증가하였습니다. 연구대상자들 중 천연가스를 사용한 경우 다른 연료를 사용한 사람들에 비해 사망 위험은 오히려 6% 낮았습니다.

등유와 경유를 실내에서 사용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심장과 혈관에 영향을 주어 심장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높이는 것을 위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누명을 푼 고등어, 하지만 범인은?

 

건강식품 중 최고로 일컬어 지던 고등어가 하루아침에 살인마로 몰린 희대의 사건은 종결되었으나 아직 진범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고등어, 삼겹살은 범인도 아닐 뿐더러 식당의 가스도 숯불도 범인은 아니었습니다. 조사 결과 경유, 등유가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좀 더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확실한 것은 실내에서 조리, 난방, 조명으로 사용하는 경유와 등유가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가정과 식당은 가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대다수는 환기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난방과 조명에서는 미세먼지는 전혀 발생하지 않으며 요리 또한 가스를 이용해 단시간 할 뿐입니다. 10년 이상 매일 경유, 등유로 요리와 난방 조명을 이용한 생활을 했을 때 사망률이 6% 증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그럴 위험은 전혀 없을 것입니다.

외국에서 실내미세먼지로 수백만명이 죽는다는 소식에 밑도 끝도 없이 고등어를 범인으로 몰고간 희대의 해프닝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고등어 구울 때 나는 연기 한 달에 한두 번 맡아도 안죽습니다. 고등어가 건강에 주는 긍정적 효과가 훨씬 더 크기 때문입니다.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