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가을이 지나고 바람이 매서워지고 쌀쌀해지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기침, 가래, 발열 등과 같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노인에서는 감기 외에 반드시 폐렴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폐렴에 의한 사망은 10만 명당 9.4명입니다. 전체 연령에서는 사망원인의 10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65세 이상에서는 6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폐렴 사망자의 약 95%가 65세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폐렴은 노인에서 매우 위험한 질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노인에서는 폐렴이 더 잘 걸리는 위험도가 높아 이에 대한 예방이 필요하고 폐렴에 걸렸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감기로 오인하여 폐렴을 놓치게 되는 경우에는 호흡곤란, 사망에까지 이르게 될 수 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치료해야 하는 노인중증폐렴은 사망률이 35~50%에 이르므로 빠르고 신속한 진단과 정확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1. 폐렴이란?
폐렴은 종말세기관지(終末細氣管枝, Terminal bronchiole) 이하의 폐실질에 생기는 염증입니다. 주로는 급성감염을 말합니다.
2. 폐렴의 분류
원인 병원체에 의한 폐렴의 분류는 세균성 폐렴, 바이러스성 폐렴, 진균성 폐렴, 비정형 균에 의한 폐렴, 결핵균에 의한 폐렴, 리켓치아에 의한 폐렴, 기생충에 의한 폐렴 등으로 다양합니다.
역학적 요인에 따른 분류는 크게 지역사회획득 폐렴(Community-acquired pneumonia, CAP), 의료기관 관련 폐렴(Health care-associated pneumonia, HCAP)이 있습니다.
그 밖에도 폐렴의 증상과 징후의 특징에 따라 전형적 폐렴(Typical pneumonia)와 비전형적 폐렴(Atypical pneumonia)로도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폐렴을 분류하는 목적은 분류에 따라 치료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3. 폐렴의 증상과 진단
폐렴의 주된 증상은 발열, 기침, 가래 등이며 오한, 가슴 통증, 호흡곤란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호흡기 증상 외에도 두통, 오심, 구토, 복통, 설사, 근육통, 관절통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노인은 젊은 사람에 비해 증상을 호소하는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 보니 병원 방문을 잘 하지 않거나 감기와 같은 단순한 병으로 생각하여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기 때문에 폐렴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폐렴은 의사의 임상적 진단을 바탕으로 확진합니다. 즉 환자의 증상, 의사의 문진과 진찰, 검사 결과(혈액검사, X-ray, CT, 가래검사, 기관지 내시경검사 등…)등을 바탕으로 하여 의사의 판단하에 진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임상적 진단을 내리는 이유는 현재까지 폐렴을 확진할 수 있는 검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폐렴 의심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4. 폐렴의 치료
폐렴의 치료의 근간은 약물치료입니다.
폐렴의 분류에 따라 치료가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는 세균에 의한 폐렴이 가장 많고 흔하기 때문에 폐렴이 의심되는 상황이거나 진단이 된 상황이라면 항생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항생제는 경구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주사 항생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합니다.
항생제는 보통 7~10일 투여하지만 원인 미생물, 환자의 상태, 항생제의 종류, 치료에 대한 반응, 동반질환과 폐렴 합병증에 따라 사용기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기침, 가래, 호흡곤란, 흉통 등의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진해제, 거담제, 기관지 확장제, 진통제 등…)를 병행합니다.
5. 폐렴의 예방법
폐렴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예방접종입니다.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Influenza)와 폐렴구균(Pneumococcus)을 타깃으로 합니다. 인플루엔자 백신(Influenza vaccination)은 폐렴에 의한 입원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의 사람, 만성적인 내과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당뇨, 고혈압등…), 의료기관 종사자 등입니다.
폐렴구균 백신(Pneumococcal vaccination)은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오래전에 나온 다당질 백신(23-valent polysaccharide pneumococcal vaccine, PPSV23)인 “23가 백신”과 최근 개발된 단백결합 백신(13-valent pneumococcal conjugate vaccine, PCV13)인 “13가 백신” 입니다. “13가 백신”이 “23가 백신”보다 폐렴의 예방 효능이 조금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3가 백신”은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조금씩 감소하는데 65세 이전에 접종했다면 접종일부터 5년 후에 한차례 더 접종해야 합니다. 만약 “23가 백신”을 65세 이후에 접종했으면 추가접종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비용은 “13가 백신”보다 저렴하고 현재 보건소에서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무료로 접종을 하고 있습니다.
“13가 백신”은 효능이 좋아 65세 이전이든 이후든 상관없이 평생 한 번만 맞으면 효과가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비용이 “23가 백신”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예방접종 이외에 폐렴을 비롯한 호흡기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쉽고도 저렴한 방법은 바로 손 씻기이며 폐렴 발생의 약 30% 정도는 흡연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금연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또한 노인에서는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식사 후 바로 눕지 않는 것이 좋겠으며 영양결핍이 폐렴 발생의 위험인자이므로 평소에 충분한 영양공급을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규칙적이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상으로 노인에게는 치명적인 질병인 폐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흔히 발생하는 폐렴은 예방이 중요하며 조기에 진단하여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면 충분히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 질병입니다.
65세 이상의 노인이 기침, 가래, 발열 등을 호소한다면 폐렴의 확인을 위해 반드시 병원을 찾아오셔서 진료를 받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무심코 넘긴 가벼운 증상이 나중에 폐렴이라는 무거운 병으로 확인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