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백세 시대라는 말이 낯선 용어가 아닌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백세를 맞이하신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현대 의학의 최우선 과제 또한 바로 수명의 증가에 있습니다. 어떤 생활 습관이나 질병을 가진 사람이 몇 년의 수명 감소가 있나를 보는 연구들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소개해드린 음주와 수명에 대한 글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다룬 바 있습니다.
2015년 발표된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수명은 82.06년이었습니다. 또한 최근 저명한 의학저널인 란셋(Lancet) 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2030년경이 되면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수명은 90세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평균적인 수명보다 10년을 더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누구나 100세까지 살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 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들과 조기 사망을 유발하는 질병들의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 내과계열의 권위 있는 의학저널인 미국심장학회 순환기 저널(Circulation)에 실린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10년의 수명을 증가 시키기 위한 생활 습관들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것을 다루었습니다.
연구 결과
하버드 대학 연구진은 미국, 영국, 중국, 네덜란드에서 12만 3천 명의 30세에서 75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다. 연구진은 연구에 참여한 대상을 30년간 추적 관찰하였으며 설문 조사를 통해 그들의 식습관 및 음주 행태를 4년마다 조사하였고 신체 활동 및 흡연 습관에 대해서는 2년마다 추적 조사를 하였습니다.
연구진이 선정한 5가지 건강한 생활 습관 및 특성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건강한 식습관
- 금연
- 신체활동 – 매일 30분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
- 중간 이하의 음주 – 여성 하루 2잔 이하, 남성 하루 3잔 이하
- 정상 체중 유지 – 체질량지수(BMI) 25 이하
연구진은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이 이러한 5가지 생활습관 중 몇 가지를 지키고 있는지를 확인하였고 그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특성 외에도 개인의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종, 성별, 폐경 유무, 영양제 섭취,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여부, 심혈관 질환 가족력에 대해서도 분석을 하였습니다. 추가적 특성에 대해서도 분석하는 것은 위의 여러 특성들이 조기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하고 5가지 건강한 생활 습관이 조기 사망에 미치는 영향만을 보기 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5가지 건강한 모두 지킨 사람의 비율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12만 명의 대상자 중 여성의 1.3%, 남성의 1.7%만이 5가지 건강한 생활습관을 모두 지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찰 기간 동안 42,167명이 사망했는데 1만 4천여 명은 암으로, 1만 600여 명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습니다. 또한 5가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는 경우 암과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또한 5가지 생활습관을 모두 지키는 경우 한 가지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조기 사망 위험이 무려 74%나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사망원인으로 살펴보면, 암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은 5가지 생활 습관을 모두 지키는 경우 65%가 낮았으며,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은 82%가 낮았습니다.
연구 기간 동안 만약 모든 연구 참가자들이 5가지 생활 습관을 모두 지켰다면 연구 참여자들의 사망률은 각각 아래와 같이 감소하였을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 전체 : 61%
- 암 발생 사망 : 52%
- 심혈관 질환 사망 : 72%
위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5가지 건강한 생활 습관을 모두 지키는 경우 한 가지도 지키지 못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 50세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명의 증가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 여성 : 수명 14년 증가
- 남성 : 수명 12.2년 증가
5가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면,
50세에 14년까지의 수명 증가를 기대
물론 위의 연구에서는 수명 증가와 관련하여 5가지 건강한 생활 습관 외에 분석한 인종, 성별, 질병 여부, 가족력 여부뿐만 아니라 더 많은 요소들을 분석하지 못했다는 제한점이 있겠습니다. 이는 이미 이전에 시행된 연구 데이터를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하고도 많은 사람들을 분석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치가 있는 연구결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5가지 생활 습관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구진들이 주목한 5가지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조기 사망을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시킬 것이라는 것을 모르시는 독자분들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단순하고 중요한 내용이지만 우리가 잘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기에 이를 구체화된 수치로 분석한 위의 연구 결과는 충분히 주목할 만할 가치가 있습니다.
5가지 건강한 생활습관을 모두 지키기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연구 결과에서 본 것처럼 백명 중 한두 명 만이 지킬 수 있는 어려운 것이기에 십 년 이상의 수명 증가라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하셔야 하는 것은 금연과 금주 혹은 소량의 음주입니다. 특히 흡연의 경우 조기 사망과 가장 밀접한 영향이 있는 생활습관입니다. 담배를 끊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최근 국가에서도 금연을 위한 여러 정책들을 펼치고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 병원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고 금연 성공률을 높여주기 위한 약물 치료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금연에 성공하신다면 다른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비만 탈출은 식습관의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탄수화물 식이와 같은 식단의 조절도 쉬운 일은 아니고 매일 시간을 내어 운동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10여 년을 더 살기 위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실천하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아마도 그 시작일 것입니다.
또한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이나 암 등을 조기 발견하여 치료하기 위해 꾸준히 건강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치료받지 않은 고혈압, 당뇨병은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암은 두말할 나위도 없기 때문에 건강 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 또한 중요하겠습니다.
백세시대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흔히 들리고 있지만 백세까지 사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5가지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수명을 백세까지 연장시켜 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생활 습관들은 단지 오래 생존하는 것뿐 아니라 장애나 기능의 저하로 인한 노년기의 삶의 질 저하를 막아주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장수뿐만 아니라 건강하게 늙어가기 위해 5가지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