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때 이른 봄 더위로 인해 시원한 콜라나 사이다를 자주 찾게 됩니다. 이전 글에서도 탄산음료가 우리 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탄산음료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 콜라 대신 다이어트용 탄산음료를 마시는 등 나름 조심해서 마시려고는 하지만, 특유의 달고 톡 쏘는 청량감이 한 번 씩 생각날 때가 꼭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탄산음료와 치매와의 연관성을 밝혀낸 연구 결과가 있어, 제 자신의 주의도 환기할 겸 여러 분들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본 연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뇌졸중(Stroke) 학회지 2017년 5월 호에 실린 것으로, 미국 매사추세츠, 프레밍엄에서 코호트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습니다. 연구의 목적은 단 음료수 (=가당음료,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와 과일주스 등을 모두 합친 개념)와 뇌졸중 및 치매 발생과의 연관성을 밝히는 것이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치매 발생과의 연관성 부분만 발췌하여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으로는 코호트에 등록된 사람들 중 기존에 치매나 경도 인지 장애, 기타 주요 신경학적 이상이 없는 60세 이상의 사람 1,484명이 선정되었고, 4년 주기마다 한 번 씩 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단 음료수 섭취량에 관한 정보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고안해낸 설문지를 통하여 얻었습니다. 단 음료수에는 설탕 첨가 탄산음료 (예: 콜라), 과일주스, 설탕 첨가 과실액, 그리고 인공 가당 탄산음료 (예: 다이어트용 탄산음료)가 선정되어 있습니다.
이를 (1) 설탕이 함유된 모든 음료수 (설탕 첨가 탄산음료 + 과일주스 + 설탕 첨가 과실액), (2) 설탕 첨가 탄산음료, (3) 인공 가당 탄산 음료로 카테고리화하여 연구에 반영하였습니다. 섭취량은 1회를 1잔 혹은 1병 혹은 1캔으로 산정하여 설문에 답한 섭취 빈도를 (1) 하루에 1회 미만 (기준), 하루에 1-2회, 하루에 2회 초과; (2) 1주일에 0회 (기준), 1주일에 3회 이하, 1주일에 3회 초과; (3) 1주일에 0회 (기준), 1주일에 6회 이하, 하루에 1회 이상으로 나눠 반영하였습니다.
| (1) 설탕이 함유된 모든 음료수 (일반 탄산음료+주스+과실액) | <1회/일 | 1-2/일 | >2회/일 |
|---|---|---|---|
| (2) 설탕 첨가 탄산음료 (일반 탄산음료) | 0회/주 | ≤3회/주 | >3회/주 |
| (3) 인공 가당 탄산음료 (다이어트용 탄산음료) | 0회/주 | ≤6회/주 | ≥1회/일 |
음료 섭취에 따른 치매 발생의 10년 위험을 도출해내기 위하여, 치매의 진단은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4판 (DSM-IV)을 따랐습니다. 또한, 세부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단은 미국 국립 신경학 장애 및 뇌졸중 연구소 알츠하이머병 및 연관 장애 협회 (NINCDS-ADRDA)의 기준에 따랐습니다.
연구 결과
연구 대상의 나이, 성별, 학력, 칼로리 섭취 정도, 식이 생활의 질, 신체 활동 정도, 흡연 여부 등과 같은 변인들을 보정한 결과, 인공 가당 탄산음료를 하루에 1회 이상 섭취한 군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치매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 결과를 얻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설탕 첨가 탄산음료 및 다른 설탕이 함유된 음료수 섭취군에서는 치매 위험이 의미 있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연물인 설탕을 첨가한 것과 인공물인 사카린, 아세설팜, 아스파탐, 네오탐, 수크랄로스 등을 첨가하여 감미한 것이 어떤 원인에 의하여 차이점이 발생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론
다이어트 탄산음료와 같은 인공 가당 탄산음료를 매일 1회 이상 섭취하면 치매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이번 연구의 결과는 어떤 점에서는 기존의 상식과 일치하고, 또 한편으로는 조금 의아하기도 합니다. 전자는 ‘역시 탄산음료는 여러모로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치는구나.’ 하는 점이고, 후자는 ‘그럼 일반 탄산음료 괜찮다는 것인가?’ 하는 점일 것입니다.
탄산음료의 섭취가 당뇨병의 발생을 높인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내용이고, 당뇨병은 이미 공식적으로 알려진 치매의 위험인자입니다. 모든 연구는 제한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본 연구의 결과를 바로 일반화하여 ‘다이어트용 탄산음료가 치매 위험을 높이고, 일반 탄산음료는 괜찮다.’고 확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에, ‘다이어트용 탄산음료도 일반 탄산음료와 마찬가지로 당뇨병이나 치매와 같은 질환에 좋지 않으니 자주 마시면 안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