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이라는 병을 알고 계시나요? 협심증이란 어떤 이유에서건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겨 심장 근육으로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어 나타나는 가슴 통증을 말합니다. 산소와 영양분을 받지 못한 심장 근육이 죽게(괴사)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협심증에 대해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심장에 대해 간단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심장은 우리 몸에서 온몸의 세포에 혈류를 공급해 주기 위한 자동 펌프 역할을 합니다. 대략 하루에 10만 번 이상, 평생 30억 번 정도 쉴 새없이 자체적으로 박동하고 있습니다. 심장 자체도 하나의 장기이므로 혈류 속의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살 수 있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심장 근육을 먹여 살리기 위해 심장은 혈관을 통해 혈액을 공급하는데 이를 관상동맥(Coronary artery) 또는 심장동맥이라고 합니다. 협심증의 종류는 다양한데 동맥경화증에 의해 관상동맥이 서서히 막혀서 생기는 경우(안정형 협심증)나 갑자기 생긴 혈전이 관상동맥을 막는 경우(불안정형 협심증, 급성 심근경색)가 대부분입니다. 이외에도 특별한 이유로 생기는 협심증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협심증의 하나인 변이형 협심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변이형 협심증(Variant angina, Prinzmetal’s angina)이란?
변이형 협심증(Variant angina, Prinzmetal’s angina)은 협심증인데 일반적인 협심증과 달리 발생 원인이 다릅니다. 관상동맥이 갑자기 수축(경련) 하는 것이 주된 원인입니다. 관상동맥이 수축한 곳에는 일시적으로 혈류가 원활하게 흐르지 않으므로 심장 근육으로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가슴 통증이 발생합니다. 갑자기 관상동맥이 수축하는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변이형 협심증의 역학과 발병 상황
일반적인 협심증이 잘 발생하는 나이(50~80대)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서 잘 발생합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발생 빈도가 매우 높습니다.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에서 유병률이 높습니다.
증상
대개 관상동맥 수축(경련)이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녘에 잘 일어납니다. 즉 가슴 통증을 느끼는 주된 시간대가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녘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가슴 정중앙이나 정중앙에서 왼쪽으로 치우친 부위가 쥐어짜는 듯한 통증, 짓누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합니다. 보통 5~10분 정도 후 증상이 호전됩니다. 이외에도 명치 부위가 아프다, 턱 끝이 아프다, 가슴이 쓰린 것 같다 등의 다양한 양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협심증은 대개 심한 운동이나 활동을 할 때 발생하는데 변이형 협심증은 운동과는 무관하게 통증이 발생합니다. 특히 술 마신 후 통증이 발생하는 분이 꽤 있습니다.
진단 및 검사
기본적으로 혈액검사(심근 효소 확인), 심전도 검사, 흉부 X선 검사를 시행합니다. 증상이 있을 때 심전도 검사에서 협심증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심장 초음파 검사도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흔히 발생하는 협심증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운동 부하검사, 심장 핵의학 검사)에서는 거의 대부분 정상 소견을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관상동맥 경련 유발 검사를 시행합니다.
치료 및 예후
관상동맥의 수축(경련)을 막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erin), 칼슘채널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가 주된 약제이며 약물에 반응이 좋습니다. 약물치료로 대부분은 증상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첫 증상 이후 초기 6개월간은 급성 활동기로서 빈번하게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 보통은 1년 이상 약물을 복용합니다. 이후 의사에 판단에 따라 지속 여부를 결정합니다.
다른 일반적인 협심증에 비해 예후는 좋습니다. 즉 병의 증세나 병의 경과가 양호하다는 말입니다. 5년 생존율이 90~95% 정도에 달합니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심근경색증이 발생하기도 하고 심한 부정맥으로 발전하여 급사의 위험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생활습관
변이형 협심증이 있는 분은 음주 후 변이형 협심증에 의한 가슴 통증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금주를 해야 합니다. 흡연도 원인 중 하나이므로 금연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변이형 협심증을 알아보았습니다. 협심증이라고 하면 가슴 통증이 뭔가 대단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이른 아침 출근 도중 단지 가슴이 답답해 응급실로 걸어 들어와 변이형 협심증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고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있다가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변이형 협심증은 다른 일반적인 협심증에 비해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아 치료가 잘 되고 예후가 좋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비교적 젊은 분이 전형적이지 않은 협심증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변이형 협심증인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볍게 넘기지 마시고 꼭 병원에 방문해 주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