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지방 저탄수화물(LCHF, Low Carbohydrate High Fat) 다이어트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TV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관련 프로그램이 방송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실행에 옮기신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세끼를 다 고기로 먹겠다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고 버터가 품절되었다는 소식도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살이 많이 빠졌다는 사람들의 경험담도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황제다이어트(또는 앳킨스 다이어트)라고 불리며 일시적으로 유행이 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지금처럼 선풍적이지는 못했고 유행도 금세 지나가 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체중감량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며 우리가 지금껏 의사들과 영양학자들에게 속아온 것일까요?
비만은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 발생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생활습관병의 발생, 심지어는 암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통해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방법에 대한 내용을 보고 지금까지 속아왔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힘들게 운동하고 먹는 것을 줄여도 살이 빠지지 않았었고 삼겹살과 같은 고지방 식이가 다이어트의 최고의 적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은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와 관련해서 대한 가정의학회에서도 성명을 통해 이의 위험성에 대해 알리고 있습니다.
대한 가정의학회의 입장
아래의 내용은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요법에 대해 가정의학회의 공식 입장을 담은 성명서 내용입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요법,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대한가정의학회는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전문가 단체로서 국민들에게 올바른 의학적 지식을 알리고자 최근 유행하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요법이 체중감량을 비롯해 건강에 이득이 되는지에 대하여 근거에 기반을 둔 의학적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일명, ‘황제다이어트’ 혹은 ‘앳킨스 다이어트’라고도 불렸던 식사요법에서 유래된 것으로 다음과 같은 비과학적, 비현실적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시행하는 경우 이론적으로 지방이 분해되고 식욕이 줄어 초기에 단기적으로 살이 빠질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더불어, 특정 방송에서 제시된 사례처럼 지방 섭취가 하루 총칼로리의 70%에 해당되는 과도한 고지방 극단적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요법의 효능에 대한 임상시험은 아직 없다. 즉, 근거중심의학의 관점에서 볼 때, 특정 방송에서 제안한 과도한 고지방 극단적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현재까지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
둘째, 우리나라와 같이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식단 환경에서 과도한 고지방 극단적 저탄수화물 식사를 하려면 노력, 시간, 그리고 비용을 지출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실행하는데 심각한 제한이 따른다.
셋째, 이 방송에서는 포화지방을 과도하게 다량 섭취했을 때 인체에 미치는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
넷째, 극단적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공통적인 부작용으로 피로감, 두통, 속 울렁거림, 입 냄새, 변비 또는 설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다이어트 방법은 지속이 어렵고, 요요현상이 흔히 발생한다.
결론적으로 과도한 고지방 극단적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그 효능과 부작용(안전성) 여부가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수많은 유행다이어트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에 대한가정의학회에서는 근거가 확립되지 않은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노력, 시간, 그리고 비용을 낭비하기보다는 현재까지 의학적 근거가 분명한 표준 다이어트요법(음식을 골고루 적게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하기)을 권고한다.
출처 : 대한가정의학회
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위험한가?
이상 가정의학회에서 밝힌 것과 같이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 실제로 살이 빠질 수는 있어도 장기간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없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또한 이러한 다이어트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감소된 체중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방법은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의학적으로 권장할 수 없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전에 관련 내용(저지방 식단보다 살이 안찌는 지방식단이 있다?)을 소개시켜드린 적이 있었지만 이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와는 다른 지중해 식단에 올리브오일과 견과류가 추가된 지방 섭취 비율이 높은 지중해 식단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티비에 나온 극단적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방법과는 큰 차이가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황제다이어트라고 알려졌었던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방법이 예전에도 잠시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지만 금새 잊혀진것 처럼 이번 것도 유행처럼 지나갈 것입니다. 예전 우유와 관련된 TV 프로처럼 의학적으로 확실한 근거가 없는 내용을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티비에서 관련 전문가 집단의 검증없이 방송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입니다. 특히 건강에 관련한 새로운 것들은 티비에 나온 내용이라 하더라도 관련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는 내용을 반드시 듣고 나서 시행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며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