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는 구글 글래스 연동의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인텔리뷰 구글 글래스를 발표하였습니다. 세계 디자인 어워드 중 가장 유서 깊고 명망 높은 ‘2015 iF 디자인 어워드(2015 International Forum Design Award)’에서 이 제품으로 프로페셔널 컨셉트 부분 금상을 또한 수상하였습니다. 구글 글래스의 정식 출시가 이루어 지지 않은 가운데 이러한 혁신적 제품이 발표되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우선 기능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병원의 환자 정보 시스템과 무선으로 연동되어 이를 표시해 주는 것입니다. 동영상으로 살펴보는 것이 더 빠르겠네요.
1. 구글글래스의 가능한 장점
드래곤볼에서 보던 스카우터의 기능처럼 환자의 정보라던지 의사가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순식간에 표시해 줍니다. 처리속도는 동영상 정도의 속도라면 상당히 빨라 보이며 가독성 또한 높아보입니다. 음성명령으로 작동 되기 때문에 위 사진처럼 수술방에서 또한 사용 될 수 있습니다. 수술중 알고 싶은 정보를 보기 위해 누군가에게 PC를 작동시키게 하고 자리를 수술위치를 벗어나 확인하는 것과 같은 일 또한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음성인식의 장점으로 하던 작업을 계속 진행 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치료 시간의 단축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수술실이나 중환자실의 경우 관심있는 환자의 생체징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것도 장점이 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외래 진료시에도 환자의 이전 검사결과라던지 이전 의무기록등을 보여주면 PC 화면을 쳐다보지 않고 환자를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서 환자와의 친밀감 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치의들은 회진시 환자의 여러가지 정보가 나올 수 있게 셋팅해 놓는다면 교수님들께 혼나는 빈도도 줄 것이고 환자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더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어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요.
2. 확실한 단점
일단 문제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사생활 보호 문제일 것입니다. 물론 자신이 주치의를 맡았거나 협진의뢰 받은 환자의 정보만 표시해 준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품의 도난과 같은 일이 벌어지면 문제가 심각해 질 것입니다. 또한 주치의가 너무 구글 글래스의 정보에만 의존하다 보면 기억해야 할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마치 예전에는 수십개의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살았지만 현재는 자신의 번호도 가끔 생각이 안나는 현상과 같이 말이죠.
3. 국내에서의 구글 글래스 사용은 가능할 것인가?
제품의 활용이 가능하다면 주로 대학병원에서만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환자의 EMR/OCS데이터와 연동되는 기능이 필요한데 이는 엄청난 비용이 들 것입니다. 동네병원의 외래에서는 그 비용을 주고 할 곳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기의 가격도 문제인데 모든 의사에게 기기를 나눠줄 수 도 없을것으로 보이고 몇몇 교수진을 포함한 꼭 필요한 의료진에게만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다른 문제는 사생활 보호문제입니다. 최근 의과대학생들은 산부인과 외래에 참관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배울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몇년만에 환자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새로운 의사의 교육보다 사생활 보호 문제가 더 크게 다가와서 인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시대에 과연 환자들이 구글 글래스를 쓴 의사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는 명약관화 합니다. 시민단체에서의 반발 또한 예상됩니다. 허용이 되었더라도 환자의 사생활이 노출 될 수 있는 신체검사시에는 안경을 끄고 벗어놓고 해야 할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생각으로는 국내에서는 한곳에서는 반드시 필립스의 환자정보연동 구글 글래스가 아니더라도 일반 구글 글래스가 꼭 필요한 곳이 있어보입니다. 바로 응급실 입니다. 의사가 환자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응급실의 경우 꼭 필요해 보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생명구조의 최일선에서 밤을 새가며 일하는 응급실 의사들이 주폭이나 충동조절을 못하는 환자/보호자의 폭력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진료 방해 환자?(환자가 아닌 사람이 더 많습니다)로 인해 생명이 위독한 환자에게 빠른 조치가 취해지지 못하는 예 또한 많이 있습니다. 폭력을 당할것 같은 시점이나 폭력적인 환자를 진료할때 녹화를 하면서 시작한다면 확실하게 법적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이야기를 하다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위와 같은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이러한 폭력에 대해 법적으로 강력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의사의 진료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미래의 의료/의학 기술이 발달한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환경이 과거인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