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이 지속되면 이 병이 원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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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이란 머리 부분에서 느끼는 통증이나 불편감을 말합니다. 누구나 살면서 두통을 느끼게 되고 두통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두통은 기원전 3000년경 고대 바빌론 문서, 이집트의 파피루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옛날부터 있었던 증상입니다. 인류 문명이 발달하여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두통은 현대인이 매우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의학이 현재 수준으로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성두통은 아직까지도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으니 치료가 어렵고, 만성두통으로 지속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주위에 많습니다.

이번에는 만성두통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최근의 연구가 있어 이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만성두통과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두통과 갑상샘 기능 저하증(Hypothyroidism)의 상관관계

2016년 9월 두통학회지(Headache)에 두통과 갑상샘 기능 저하증(Hypothyroidism)의 상관관계에 대해 새로운 연구 내용이 실렸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만성두통을 앓고 있는 사람은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발생할 위험도가 21%나 증가하며, 특히 편두통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위험도가 41%까지도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까지 알려진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발생 위험인자(여성, 연령)에 두통이 추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구 방법

이 관찰연구는 퍼널드 의학 감시 프로그램(Fernald Medical Monitoring Program, FMMP)으로 8412명을 대상으로 시행했습니다. 대상자들은 신시내티 근처에 있는 퍼널드 우라늄 공장에서 5마일 이내에 있는 사람들로 1952 ~1984년 동안 적어도 2년 이상 거주했습니다. 평균 관찰 기간은 12.6년이었으며 매년 설문지를 작성했고, 매 2~3년마다 신체검진을 받았습니다.

만성두통은 의사의 진단, 자가 작성한 내용, 두통 약물의 사용 등의 항목을 기준으로 진단했습니다. 편두통은 의사의 진단, 편두통에 특수한 약물을 사용하는 것 등의 항목을 기준으로 진단했습니다.
갑상샘 기능 측정은 시대별로 달랐습니다. 1988 ~ 1994년에는 T4-T3 레진 섭취율(T4-T3 resin uptake tests)로 측정했고 1994 ~ 2008년에는 갑상샘 자극 호르몬 검사(TSH tests)로 측정했습니다.

관찰연구가 끝난 후 연구자들은 나이, 성별, 흡연, 체질량지수(BMI),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유발하는 약물 복용(리튬, 인터페론) 등의 요인을 조정하여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연구결과와 위험인자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발생률은 만성두통을 앓고 있는 그룹과 편두통을 앓고 있는 그룹에서 모두 의미 있게 높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성두통을 앓고 있는 군에서는 8.2%가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새롭게 발생
두통이 없는 군에서는 6.2%가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새롭게 발생

또한

편두통을 앓고 있는 군에서는 10.8%가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새롭게 발생
편두통이 없는 군에서는 6.2%가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새롭게 발생

결과를 분석했을 때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발병 예측 인자는 두통, 연령, 여성,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유발하는 약물(리튬, 인터페론)이었습니다.

우라늄 노출 정도와 흡연은 발병 예측 인자가 아니었습니다. 즉 우라늄 노출과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상관관계는 명확하지 않았으며, 우라늄 노출은 신장암, 유방암의 발병을 증가시켰습니다. 흡연과 같은 인자는 오히려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발병을 억제하는 보호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흡연은 갑상샘 기능 항진증을 유발했습니다.

3가지 가설

그렇다면 왜 두통과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연관되어 있을까요? 신시내티 대학 신경과학 교수(Neuroscience, University of Cincinnati, Ohio)인 Martin은 두통과 갑상샘 기능 저하증 사이의 3가지 연결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가설은 반복적인 두통이 면역체계를 과조절시켜(Upregulate) 갑상샘을 공격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가설은 특히 편두통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의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자율신경계는 갑상샘 호르몬이 몸에서 이용될 수 있는 활성형(Active form) 형태로 전환되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세 번째 가설은 두통의 치료제로 쓰이기도 하는 항경련제(Anticonvulsant medication)가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3가지 원인 가설에 대해 Martin은 “두통과 갑상샘 기능 저하증 사이의 인과관계를 보다 더 정확히 밝히려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결론

두통이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유발하는 원인 인자인지, 또는 반대의 경우인지 명확하게 알 수는 없었습니다. 이유는 현재까지 시행된 두통과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단면연구(Cross-sectional)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두통과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동시에 앓고 있는 사람에서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치료했을 때 두통의 빈도가 감소했다는 사실입니다.

캘거리 대학 임상신경과학(Clinical Neurosciences, University of Calgary, Alberta)교수인 Becker는 이 연구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습니다.

“편두통 환자에서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발생할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은 의미 있고 믿을 수 있는 결과이다. 편두통과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발생하는 매커니즘(Mechanism)은 염증반응과 면역체계를 공유하기 때문인데, 유전적인 요인도 역시 중요할 수 있어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이상으로 두통과 갑상샘 기능 저하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았습니다. 아직까지는 두 질환에 대한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두 질환이 서로 연관 있다는 것입니다. 만성 두통을 앓고 있는 분이나 특히 편두통을 앓고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있지 않은지에 대해 진료를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치료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두통 자체가 호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의 두통 호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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