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증가를 걱정하시는 분들은 먹을 것 하나에도 걱정이 앞섭니다. 이 음식은 고지방 음식인데 살이 찌지 않을까? 혹시 저걸 먹으면 살이 좀 덜 찔까? 이런 걱정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데에 여러 가지 걱정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맛있는 음식은 지방질이 높은 음식이 많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에 대한 욕구로 인해 또 다른 고민에 휩싸이게 되죠. 지방질도 높으면서도 살이 안 찌는 식단이 있다면 이러한 걱정은 사라질 텐데 말이죠.
이에 대한 해답이 될지도 모를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되었습니다. 답은 지중해 식단에 있었습니다. 지중해 식단은 지중해 연안 크레타섬 주민들의 식단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주로 과일, 채소, 생선, 와인, 요구르트, 올리브오일 등이 식단에 포함됩니다. 지중해 식단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노화를 방지하는 지중해식단)를 참고하세요.
연구결과
란셋 당뇨와 내분비(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5년간 지중해 식단에 들어있는 올리브오일과 견과류같이 높은 지방을 포함한 음식들을 먹으며 칼로리를 제한하지 않은 사람들과 저지방식이를 한 사람들을 비교하였습니다.
연구는 스페인의 11개 병원 7500여 명의 당뇨 또는 3개 이상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들 중 90%는 과체중 또는 비만이었습니다. 이들 대상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한 그룹은 칼로리 제한을 하지 않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추가한 지중해 식단을, 두 번째 그룹은 칼로리 제한 없이 견과류(호두, 땅콩, 아몬드)를 추가한 지중해 식단을, 마지막 그룹은 저지방 식이를 하였습니다.
5년 뒤 각 그룹의 결과를 측정하였습니다. 올리브오일 그룹은 40~41.8%, 견과류 그룹은 40.4~42.2%의 지방을 각각 섭취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그룹은 저지방 식단 그룹보다 더 적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섭취하게 되었습니다.
체중의 경우에는 5년 뒤 올리브오일 그룹(0.88Kg), 저지방 식단(0.6Kg), 견과류 그룹(0.4Kg) 순으로 감소하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저지방 식단 그룹이 가장 많은 체중 감소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 했습니다.
체중이나 체지방 지수 보다 비만도를 더 잘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허리둘레도 측정하였습니다. 저지방 식단 그룹에서는 1.2 cm, 올리브오일 그룹은 0.85 cm, 견과류 그룹은 0.37 cm 씩 각각 증가하였습니다. 저지방 식단 그룹에서 가장 많은 허리둘레의 증가가 있었습니다.
연구 대상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과체중, 비만인 당뇨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식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마도 더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체중 증가 없는 고지방 식단
지금까지 다이어트에는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왔었습니다. 또한 고지방 식단,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단은 건강에 있어 가장 큰 적으로 여겨져 왔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서 지금까지 상식으로만 알려져 오던 것들이 이제는 상식이 아닌 것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일례로 콜레스테롤의 경우,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먹는 것이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혈관을 좁게 만드는 주범으로 여겨져 왔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식단 가이드라인에서는 콜레스테롤 섭취를 제한하지 않는 것을 권장하였습니다. 이유는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먹어도 혈관에 좋지 않은 나쁜콜레스테롤(LDL-cholestrol)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들 때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콜레스테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드세요)를 참고하세요.
이번 연구도 지방이 높은 음식을 먹더라도 체중이 꼭 증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지방의 종류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올리브오일이나 견과류의 지방이 어떻게 체중 증가 일으키지 않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폴리페놀, 오메가 지방산과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른 지방과는 달리 체중 증가에는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건강한 지방은 오메가 지방산을 포함한 불포화 지방산들입니다. 건강한 지방이 풍부한 식품들은 올리브오일, 견과류 외에 다음과 같습니다.
- 생선(연어, 참치, 고등어, 정어리)
- 씨앗(해바라기, 참깨, 아마)
- 두유, 두부(GMO가 아닌)
또한 저칼로리 식이도 반드시 체중 감량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섭취하는 칼로리의 총량도 중요하지만 칼로리를 이루고 있는 식품의 종류 또한 중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지중해 식단에 포함된 야채, 과일, 생선, 콩류, 요구르트, 최소한 정제된 곡류 등은 같은 칼로리를 먹어도 다른 체중 증가 효과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본 연구결과 하나로서 이러한 내용을 확언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내용의 연구 근거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로 앞으로는 영양에 대한 내용들이 더 많이 바뀔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꼭 지중해 식단이 아니더라도 야채, 과일, 통곡류, 생선 위주의 식단과 함께 밀가루, 튀김, 설탕, 소금을 피하는 것이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질병 없이 건강한 삶을 위한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