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이 무엇일까요? 바로 백내장 수술입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은 치질 수술이었습니다. 인상파의 선구자였던 클로드 모네도 백내장이 심해 작업을 하는데 지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1922년 당시 모네는 백내장 수술을 받았지만, 당시 수술 기술은 현재에 비하면 불완전하였습니다.
그만큼 백내장은 예로부터 흔한 질환이었습니다. 특히 최근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백내장의 유병률은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흔한 질환인 만큼 온라인상에는 잘못된 정보들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오늘은 백내장에 대해 정확하고 의학적으로 검증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알아두면 유익한 내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백내장이란?
백내장(Cataract)은 안구의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시력의 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백내장은 최근 점차 증가하고 있고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백내장의 발생은 따라서 증가하게 됩니다. 이미 여러 대규모 연구들에서 밝혀졌는데, 60대에 50~60% 정도, 80대에 약 80% 정도 백내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있습니다.
선글라스를 끼면 백내장이 예방되나요?
위의 질문은 진료 시에 환자분들이 자주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간혹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진료실로 들어오시는 환자분들도 있습니다.
백내장은 우선, 기본적으로 질병이라기보다는 노화현상입니다. 나이 들면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물론 드물지만 선천백내장이라고 태어나면서부터 백내장이 있거나 10~20대에 백내장이 진행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노화현상이다 보니 원인과 위험인자도 다양합니다. 나이(나이 들수록 증가), 성별(여성에서 좀 더 흔함), 근시(근시인 눈에서 백내장이 좀 더 흔함) 이외에 당뇨, 폐경기 호르몬 치료, 알코올 섭취, 흡연, 햇빛 노출 등이 유발 요인들입니다.
즉, 의학적으로 ‘선글라스가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되나요?’라는 질문에 답한다면, ‘약간 도움이 되긴 하지만 효과가 크지만은 않다.’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답변이겠습니다.
백내장 진행을 억제하는 약이 있나요? 어떤 영양제가 도움이 되나요?
백내장 자체는 의학적으로도 다방면으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뿌옇게 된 수정체를 다시 맑게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찾지 못했고, 그나마 현재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고 사용 가능한 약은 눈에 넣는 안약 성분인 피레 노신(Pirenoxine)과 먹는 알약 형태의 도베실레이트 칼슘(Calcium dobesilate) 제제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약제 모두 이미 진행된 백내장을 되돌리지는 못하고 진행을 더디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백내장 수술 시행을 늦추려 하거나, 미리 백내장 진행을 늦추는 목적으로 약물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백내장, 요즘 치료는 어떤가요?
백내장 수술의 경우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앞서 클로드 모네도 1922년에 프랑스에서 수술을 받았고, 기록에는 기원전 인도에서 뿌옇게 된 수정체를 눈 밖으로 꺼내는 수술을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때와는 달리 현대 의학기술은 많이 발전하여, 지금은 초음파와 미세 도구들을 이용해 각막 등 다른 눈 조직들에 손상을 적게 주면서 안전하게 수정체를 제거하고, 환자 눈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접은채로 삽입하여 눈 안에 안정적으로 위치하도록 만듭니다. 백내장 수술 전 정밀 검사를 통해 그 눈에 딱 맞는 인공수정체를 미리 준비한 뒤 그것을 삽입합니다.
게다가 수술 방법, 수술도구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발전해왔고 눈에 넣는 인공수정체도 발전하여 단순히 시력 뿐만 아니라 ‘시력의 질’(비구면체 인공수정체의 경우 ‘고위 수차’라고 하는 시력의 질과 연관된 인자까지 교정해줌)까지도 높여주어 수술 후에 환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엔 다초점 특수 인공수정체(이전 구형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아닌, Tecnis Symphony와 같은 새로운, Extended range of vision IOL)까지 나와서 2016년 국내 사용이 승인되었습니다. 이전의 인공수정체가 단순한 렌즈였다면, 최근에는 ‘조절’능력을 포함한 인공수정체, 혹은 노안까지 한 번에 교정해주는 특수 인공수정체가 개발되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료정책 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백내장 수술에 대한 수준 높은 다양한 신기술이 빨리 도입되고 있으며, 가격 또한 다른 국가들에 비해 1/5~1/3 정도 가격으로 굉장히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2014년 의료정책 연구소 발표 내용을 보면 칠레, 호주 대비 약 1/3, 스위스 미국 대비 1/5 정도라고 합니다.
백내장의 경우 수술은 어떤 경우에 받아야 하나요?
백내장 수술이 국내 1위 수술 질환이 되었을 만큼 백내장 수술은 흔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노인인구의 증가로 인한 유병률의 증가도 큰 원인 중 하나이지만 불필요한 수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그러면 불필요한 수술을 피하고 꼭 필요한 수술을 받기 위해서 알아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요? 꼭 알아야 하는 것은 백내장 자체가 노화현상이다 보니 환자 본인이 불편하다면 그때 수술을 고려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안과 교과서인 Krachmer 텍스트에 따르면(Cornea, 3rd ed. Elsevier) 백내장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 눈 안의 다른 구조물에 이상이 오는 경우
– 섬모체가 자극되거나 홍채섬모체 염증 등이 생기는 경우, 유리체 변성이 생긴 경우 등 - 백내장이 심해 안압이 높아져 녹내장이 심해지는 경우
등 다양한 경우가 있습니다. 안압이 조절되지 않아 백내장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백내장 수술이 시행되는 경우는 여러 가지가 존재합니다.
물론 이러한 경우 외에도 안과의사가 아니고서는 알기 어려운 흔치 않은 많은 원인들 또한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내장 수술 여부의 결정은 안과의사가 세극등을 통해 눈 앞쪽을 보고, 필요할 경우 안압 및 전방각경 등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 하게 됩니다. 수술 자체는 대부분의 경우 급하게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안과의사의 소견과 함께 본인이 크게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