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빨리 먹는 것과 비만과의 관계는 어떨까요? 현재까지의 대부분의 연구들이 밥을 빨리 먹는 것은 비만을 일으킨다는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국제비만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에 실린 일본에서 시행된 밥을 빨리 먹는 것이 비만이 아닌 청소년의 체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는
Eating behaviors and overweight among adolescents: a population-based survey in Japan.
배부를 때까지 먹을 때, 밥을 빨리 먹는 경우 보통 속도로 먹는 경우 보다 비만의 위험이 남학생(12~13세)에서는 2.7배증가 하였습니다.
대사학회지(Metabolism.)에 실린 또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시행된 연구 입니다. 2천여명의 제조업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밥을 천천히, 보통, 빨리 먹는 세 그룹으로 나누었고 비만의 유병률은 각각 14.6%, 23.3%, 34.8%로 나타났습니다. 각각의 속도 그룹에서 속도가 빨라질 수록 비만은 10%정도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당뇨의 발생도 밥 먹는 속도가 증가할 수록 증가하였는데 이것을 체질량 지수로 보정한 후에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밥먹는 속도가 당뇨를 발생시킨다기 보다 비만에 의해 당뇨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빨리 먹는 것이 비만을 유발시키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연구가 최근 발표되었습니다.
미국임상영양학회지(Am J Clin Nutr.)에 실린 위 연구에서는 밥먹는 속도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침으로서 비만을 일으키는지 알고자 하였습니다. 밥을 천천히 먹는 경우에는 에너지 흡수가 그만큼 낮다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밥을 빨리 먹는다고 식사후 3시간 반정도내에 배고픔이 더 빨리 찾아오지는 않았습니다.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보통 식후 15분 경에 분비되는데 그 이전에 식사를 끝내는 경우 식욕의 억제와 인슐린 분비등이 조절되기 전에 에너지 흡수가 이루어 지기 때문일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시행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전에 김도훈 고대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에 의한 연구에서는 건강검진을 받은 8771명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비교 분석했었습니다. 그 결과 식사시간이 5분 미만인 경우는 조사대상의 7%, 5분에서 10분 미만은 44.4%, 10분에서 15분 미만은 36.2% 였습니다. 즉 10명 중 9명은 식사시간이 채 15분을 넘지 않은 것입니다.
최근 강북삼성병원에서 시행된 식사 속도에 따른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정도에 대한 연구에서는 먹는 속도가 빠를수록 지방간 환자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식사 시간이 5분 미만이면 지방간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밥을 빨리 먹을 수록 같은 양을 먹어도 더 많은 에너지가 흡수되기 때문에 밥은 최소 15분정도 먹어야 하겠습니다. 꼭꼭 씹어먹는 것 또한 고른 영양소의 흡수를 돕고 밥 먹는 속도를 늦춰 주기 때문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