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60%는 물로 되어 있습니다.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비율이 다르기는 하지만 평균인 60%로 봤을 때 70Kg의 성인 몸은 42Kg의 물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소아는 75%, 노인은 50%로 알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몸은 항상 이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특성을 항상성(Homeostasis)이라 합니다. 항상성으로 인해 우리 몸은 우리에게 필요한 적당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게 만들어줍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수분은 물 자체일 수도 있고 여러 종류의 음식에 포함되어 있는 물일 수도 있습니다. 섭취하는 물의 양이 부족해 지면 우리 몸은 탈수 상태가 되어 갈증을 느끼게 되고 물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하려 합니다. 탈수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수분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피부 탄력이 감소하고, 어지러움, 실신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사망에도 이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필요 양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어떻게 될까요? 소변으로 불필요한 수분이 모두 빠져나가고 항상성이 유지될까요?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매일 얼마만큼의 물을 섭취해야만 할까요? 이번에는 물을 많이 마시게 될 경우 나타나는 물중독(수분중독, Water intoxication)과 저나트륨혈증(Hyponatremia)에 대해 알아보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수분 섭취 양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수분중독이란
심한 운동 후 1L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극도의 더위나 땀 등으로 인한 수분 소실 후에는 소실된 양만큼의 물 섭취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건강에 이상이 없는 젊은 사람의 경우 한 번에 1~2리터의 물을 마신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건강한 신장은 한 시간에 1L 정도까지 섭취된 여분의 물을 몸 밖으로 배출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수분중독은 어떻게 일어나게 되는 것일까요? 수분중독은 신장에서 배출할 수 있는 양 보다 많은 양의 수분은 단시간에 섭취했을 경우 일어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물 마시기 대회와 같은 상황하에서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 섭취하는 물의 양이 많아져도 마찬가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통 하루에 12L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였을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분중독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저나트륨혈증 때문입니다. 혈액 내에는 일정 비율의 나트륨, 칼륨과 같은 전해질이 존재합니다. 전해질의 균형이 깨질 경우 우리 몸에는 여러 가지 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나트륨의 보충 없이 단시간에 많은 물을 섭취하는 경우 혈관 내의 나트륨 농도가 낮아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저나트륨혈증입니다.
저나트륨혈증이란
그렇다면 저나트륨혈증은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저나트륨혈증이 어떻게 증상을 일으키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삼투압과 관련된 과학적 원리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삼투압과 관련해서는 이전에 부종에 관한 글에서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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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과 세포는 물과 같이 작은 용매는 이동시키고 크기가 큰 용질은 이동시키지 않는 반투막으로 되어있습니다. 용질이 많아지면 물과 같은 용매가 반투막을 통해 이동하여 항상성을 위해 농도를 맞추게 되는데 이것을 삼투압이 커졌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혈관을 예를 들어 나트륨과 같은 용질이 많아져서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삼투압이 커지게 되는 것이고 이로 인해 물이 혈관 내로 이동하여 나트륨 농도를 낮춰주게 됩니다.
반대로 염분이 많이 소실되거나 물이 많아져서 삼투압이 낮아지게 되면 물 분자가 반투막을 통해 빠져나가게 됩니다. 김장을 예들 들면 소금에 절인 배추에서 물이 빠져나가 배추가 숨이 죽게 되는 것입니다. 배춧잎 표면의 막을 반투막이라고 하면 배추를 둘러싼 막 외부의 삼투압이 더 높기 때문에 배추 내부의 물이 빠져나가게 되는 것이죠.
우리 혈액은 삼투압에 의해 나트륨과 칼륨 같은 전해질의 농도가 맞춰지게 됩니다. 구토나 설사 등으로 나트륨의 농도가 낮아지는 경우라던가 수분중독에서처럼 섭취된 물의 양이 많아지게 되면 혈액 내 나트륨의 농도가 낮은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혈중 정상 나트륨 농도는 135~145mmol/L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트륨 농도가 135mmol/L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면 저나트륨혈증이 되는 것입니다. 농도가 낮을수록 증상이 심해지게 됩니다. 저나트륨혈증에서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나트륨혈증의 증상
저나트륨혈증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토
- 두통
- 혼란
- 기운 없음
- 피로
- 식욕저하
- 근육경련
- 간질발작
- 혼수
그렇다면 위와 같은 현상들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요? 131-135mmol/L 이하의 가벼운 저나트륨혈증에서는 두통이나 기운이 없거나 식욕이 저하되는 것과 같은 경도의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만약 115mmol/L 이하로 나트륨이 낮아지는 경우 혼수와 사망과 같은 심각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의 심한 정도는 얼마나 빨리 그리고 심하게 나트륨의 농도가 떨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이러한 저나트륨혈증의 증상은 뇌세포의 부종 때문에 일어나게 됩니다. 저나트륨혈증으로 인해 뇌에 혈액을 전달하는 혈관의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서 뇌세포로 수분이 빠져나가 뇌세포의 부종을 일으키게 되어 두개골 안의 한정된 공간 내의 뇌가 압박을 받아 혼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호흡과 같은 생명유지에 관련되어 있는 뇌간이 뇌부종으로 인해 압박받게 되면 호흡정지와 심정지와 같은 결과로 인해 사망에도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종종 하는 맥주 많이 마시기와 같은 행위도 급격한 저나트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를 맥주 음주자의 저나트륨혈증(beer drinkers hyponatremia)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만성적으로 나트륨 농도가 낮은 경우에도 경도의 신경학적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주의력 저하, 보행장애, 계산능력 감소, 낙상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질병에 의해서도 저나트륨 혈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저나트륨 혈증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간경화
- 심부전
- 신 증후군
- 갑상선 기능 저하증
- 애디슨병
- 항이뇨호르몬 분비이상 증후군
또한 항우울제라던가 이뇨제 성분의 고혈압 약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및 예방법은?
심각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 경우 반드시 응급실에 방문하여 수액치료 등을 통한 적극적인 전해질 교정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수분을 심하게 많이 섭취한 경우라던가 위의 저나트륨혈증을 동반할 수 있는 질환들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위에서 말씀드린 증상들이 발생했을 경우 빠른 시간 안에 병원을 방문해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물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장이 배출할 수 있는 한도 내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 양보다 너무 많은 양의 물을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갈증이 날 경우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외에는 신장 기능에 이상이 없는 경우 자신의 체중에 맞는 양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60Kg의 성인의 하루 필요 물 섭취 양은 2L입니다. 체중에 맞는 물섭취양에 대해서 아래 링크글에서 확인해 보세요.
자신의 수분 섭취 양이 적당한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소변 색깔입니다. 정상적인 소변 색깔은 옅은 노란색입니다. 너무 진한 경우 탈수가 된 것이고 너무 옅어서 색이 거의 없는 경우는 너무 많은 수분을 섭취한 것입니다.
운동이나 격한 노동으로 땀을 많이 흘린 경우 그냥 물보다는 전해질 음료를 드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염분 소실이 많을 때 갑자기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하게 되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 전해질 음료로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건강은 항상 우리 몸의 균형이 맞춰져 있을 때에만 오는 것입니다. 균형을 맞추려는 항상성이 깨지게 되는 경우 건강은 그야말로 물 건너 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몸의 60%를 차지하는 물의 균형도 건강하게 사는데 정말로 중요합니다. 너무 많은 물도 부족한 물도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적당한 수분 섭취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