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건조한 겨울이 되면 목감기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목감기로 불리는 급성 인두염(Acute pharyngitis)은 세균에 의해 구강 내 목 부위 인두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두에 위치한 편도에도 염증이 같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흔히 인두편도염(pharyngotonsillitis)이라는 용어로도 불립니다.
인두염은 잘 낫지도 않고 목도 아프고 고통스러워 병원에 가지만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인두염의 원인 중 80%를 차지하는 것이 바이러스인데 인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치료약이나 예방 약제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가 잘 안되고 고생을 하는 것이지요. 실상 병원에서 처방해 주는 약들도 치료제라기보다는 증상을 개선하여 생활하는데 불편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려는 목적으로 처방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세균(대부분 사슬알균)에 의한 인두염의 경우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인두염을 앓는 기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폐렴이나 류마티스 열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 또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감염이 세균에 의한 것인지 바이러스에 의한 것인지 의사의 진찰로도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입니다. 세균을 확인하는 간단한 검사가 있지만 감기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에게 진료비의 몇 배나 되는 검사를 시행하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세균인지 바이러스인지 진단이 애매한 경우 의사들은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항생제 남용과 항생제 내성의 발생이란 문제와 연관이 있습니다.
목감기는 겨울철 흔히 발생하고 발생하면 증상이 심하고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치료는 잘 되지 않으며 항생제는 약 20% 정도에서만 필요할 뿐 그 외에는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증상 호전을 위한 치료가 더 중요하며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대증 치료 또한 필요합니다. 여러 대증요법이 알려져 있지만 증상 호전을 위한 방법 중 서구에서 흔하게 알려져 있는 방법인 껌 씹기와 유산균 복용에 대해 실제 효과가 있느냐에 대한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되었습니다. 연구결과를 살펴보고 다른 치료법이나 예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구결과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 연구팀은 인두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 껌 씹기와 유산균 복용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시행하여 그 결과를 캐나다 내과 학회지(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에 발표하였습니다. 유산균은 여러 연구에서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으며 자일리톨 성분은 목의 인두에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막을 생성하여 세균 감염시 도움이 된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러한 가설들이 목감기에도 적용되는 가를 알아보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었습니다.
물론 유산균과 면역력 사이의 관계에 대해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충분한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는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진은 겨울철 수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는 인두염을 대상으로 껌 씹기와 유산균의 인두염 증상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것입니다.
연구진은 목감기 환자 700여 명을 4년간 관찰하였습니다. 연구 대상은 두 그룹으로 나뉘었고 한 쪽은 껌 씹기 그룹과 다른 쪽은 유산균 복용 그룹으로 설정하였습니다. 껌 씹기 그룹은 자일리톨 또는 세균 억제에 전혀 효과가 없다고 알려진 소르비톨이 들어간 껌을 하루 5회 씹게 하였습니다. 유산균 그룹은 유산균 캡슐 또는 가짜 약(위약, placebo)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목감기 증상이 발생했을 때 연구진에게 받은 껌을 씹거나 유산균을 복용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자일리톨 껌과 유산균 모두 목감기 증상의 치료에 효과가 전혀 없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의 증상을 점수화하였는데 유산균을 먹지 않은 사람들의 증상은 2.75점이었고 유산균 복용 군은 2.78이었습니다. 껌 씹기 또한 소르비톨 성분의 껌은 2.72점, 자일리톨은 2.73점이었고, 껌을 씹지 않은 사람들은 2.73 점으로 모든 경우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목감기는 예방이 더욱 중요
겨울철 많은 사람들이 목감기로 병원을 방문합니다. 실제 병원에서 처방되는 약은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지만 병의 경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항생제가 필요한 세균 감염의 경우 항생제의 복용이 중요하지만 세균 감염과 바이러스 감염을 검사 없이 확실하게 구분하는 것은 의사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감기로 병원을 방문했는데 몇만 원짜리 검사를 한다고 하면 다시 그 병원을 방문할 환자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항생제 처방은 의사의 진찰 소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바이러스 감염에 항생제는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경미한 인두염의 경우 소염진통제 없이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 중 가장 잘 알려지고 효과적이라고 밝혀진 것은 소금물 가글입니다. 소금물이나 생리식염수로 가글 하는 것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물론 소염진통제의 복용만큼 큰 효과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대증요법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고통스럽다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매번 반복되는 인두염의 발생을 줄여 병원에 방문하는 횟수를 줄이고 항생제 복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예방법이 또한 중요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규칙적인 가글이나 양치와 같이 구강건강을 위한 방법이나 규칙적인 손 씻기는 확실하게 인두염을 예방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금연도 도움이 되며 너무 건조하지 않은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상으로 겨울철 흔히 발생하는 목감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인두염이 자주 재발하여 고통받고 계신다면 몇 가지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시기 바랍니다. 발생하였을 경우에도 대증요법으로 호전이 되지 않고 열이 나거나 인두와 편도에 삼출물이 생기는 경우 합병증 발생을 줄이기 위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꼭 가까운 병의원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