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길어진 평균 수명과 저출산과 같은 여러 요인에 기인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는 2025년 만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1051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을 차지해 초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하였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치아를 상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자연 치아를 대체하기 위한 의료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치아 임플란트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임플란트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2020년 현재에는 만 65세 이상에 한해 평생 2개까지 임플란트가 급여화되었습니다. 즉, 건강 보험 재정에서 치료비의 일부를 부담해주기에, 이전보다 임플란트 치료비가 많이 저렴해졌습니다. 그래서 점점 어르신들의 임플란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65세 이상에서 시행되는 임플란트만이 급여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이전에 임플란트를 하고 싶어도 비용에 대한 걱정으로 65세 이상으로 시술을 미루시는 분들도 아마 계실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마도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Q. 나이 들어서 하는 임플란트는 실패하기 쉬울까요?
어떤 의료 시술이든 젊고 건강할수록 성공률이 높은데 임플란트 치료에서도 같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조직이 자연 치유 기간이 길어집니다. 잘 안 낫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에 대한 이해를 위해 치유의 4단계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치유의 4단계는 1단계 지혈, 2단계 염증, 3단계 증식 4단계 리모델링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2단계 염증기가 길어져서 조직의 치유가 늦어집니다. 또한 3단계 증식기에 줄기세포 숫자의 감소와 기능이 떨어져서 혈관 생성이 더뎌져 뼈의 치유도 늦어집니다. 또한 리모델링 기 또한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기에 나이가 들면 조직의 치유가 늦어진 만큼, 나이가 들어 임플란트 시술을 하면 실패율이 높아지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임플란트 실패에 대한 국소적인 요소를 차례대로 알아보고, 마지막에 나이에 대한 연관성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뼈와 임플란트
임플란트는 뼈에 나사를 심어서 치아를 회복하는 것이기에 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사람의 골격은 30세까지 뼈가 단단해지다가 그 이후엔 뼈가 점점 약해져서 50대가 넘어가면 여성의 경우엔 10%, 남성의 경우엔 2% 정도 뼈의 강도가 감소합니다.
2018년 이만 등이 보철학회 저널에 게재한 연구결과를 보겠습니다. 1071명의 환자에서 뼈의 강도에 따라 5년간 임플란트 생존율을 비교하였습니다. 그 결과 강도가 낮은 뼈나, 일반적인 뼈나 둘 다 임플란트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임플란트 식립 시에 더 주의를 요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나이가 들어 뼈의 강도가 감소하여도, 수술 시 주의를 좀 더 하면 임플란트 성공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입니다.
2. 만성질환과 임플란트
그다음으로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질병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 질병 중에 대표적인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골다공증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는 2019년 UCLA 치과대학 연구진들이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심혈관계 질환은 고혈압, 죽상동맥 경화증, 혈관 협착,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등으로 사망요인의 1/4이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질환입니다. 이러한 심혈관계 질환은 정상적인 말초 혈관의 혈액 공급을 감소시킵니다.
그리고 이는 국소 조직의 산소를 감소시키고, 콜라겐 형성 세포의 활성을 저해시켜 콜라겐 합성을 방해하게 됩니다. 이는 말초혈관 증식과 대식세포의 활성을 억제합니다. 이것이 임플란트 식립 이후 골의 치유와 임플란트와 골의 결합을 방해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결과 심혈관계 질환들을 가진 환자들의 임플란트 성공률을 직접적으로 비교해보니, 건강한 사람에 비해 성공률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단 항혈전제를 복용하시는 경우 시술 시에 출혈경향이 크므로, 시술 전 주치와 상의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항혈소판제를 복용 시에는 임플란트 시술 시 출혈경향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술 시 항혈소판제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혈전제 중단으로 의한 심혈관 질환 발생 및 재발에 대한 위험이 시술 시 출혈 위험보다 큰 경우 항혈전제의 중단 없는 시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물 중단에 대해서는 반드시 주치의와 먼저 상의를 하셔야 합니다.
3. 당뇨병과 임플란트
당뇨병은 체내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만성 질환을 의미합니다. 당뇨병이 임플란트 치료에 문제 되는 것은 상처 치유의 지연, 말초 혈관 질환, 감염에 취약함 점입니다. 그리고 골의 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점은 잠재적으로 임플란트의 가능한 실패 위험이 아닐까 하는 통설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당뇨환자와 일반 환자를 비교한 연구들을 통합하여 살펴보면 성공률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당뇨환자에서는 임플란트 주변 골이 약간 더 흡수가 일어난다는 연구가 있긴 하지만 수명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잘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4. 골다공증과 임플란트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 위험이 증가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골다공증과 관련해서는 세계 구강악안면외과학회지 2018년의 골다공증에 대한 발표를 살펴보겠습니다.
188명의 골다공증 환자에서 702개의 임플란트를 식립한 것과, 건강한 348명의 환자 4114개의 임플란트를 식립한 결과를 비교해봤습니다. 실패율은 4.7% vs 3.57%로 거의 유사하였습니다.
골다공증 치료제 중 하나인 비스포스포네이트는 가장 흔히 사용되는 골흡수 억제제입니다. 비록 이러한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재의 투여가 임플란트 실패에 확실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지만, 현재 논란이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시술 시 주의를 더 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그럼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나이가 증가할수록 임플란트 성공률은 떨어지는 것일까요? 나이와 임플란트 성공률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2018년 스위스 베른대학의 연구진들은 75세 이상의 나이를 가진 환자들에서 나이와 전신질환이 임플란트 성공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총 60개의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75세 이상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임플란트의 5년간 생존율이 97.3%로 젊은 환자들과 차이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다른 전신질환들 역시 임플란트 성공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정리하자면 고령에 임플란트를 시술하면 치유는 젊은 사람보다 늦기에 치유 과정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알아본 여러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등)이 있을 경우, 시술하는 의사와 시술받는 환자 모두가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지만, 임플란트가 잘 시술이 되고 안정기에 돌입한다면 성공률 자체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의사와 환자 입장에서 임플란트 시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을 두 가지만 이야기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의사 입장에서는 빨리 마무리하려고 무리하지 않고, 정확한 시술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정확한 양치질 법으로 양치질을 잘하며,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시술 후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받으시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