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보기가 어려워요.” “눈부심이 너무 심해요.” “빛만 보면 눈을 뜨기가 힘들어요.” 라고 불편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더구나 아이들이 이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면 부모 입장에선 여러가지로 걱정이 될 수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안과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포토포비아 – photophobia (light sensitivity)라고 하는데, photo = 광선, 빛을 의미하고 phobia=공포증, 혐기증, 두려움 등을 뜻합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photophobia를 ‘수명’ 혹은 ‘광선혐기증’이라고 번역했던데, 저는 대한안과학회지에서 용어로 사용된 ‘눈부심’이라는 단어로 설명을 하겠습니다. 눈부심이라는 것이 일상 용어로 쓰이기 때문에 조금은 부적합할 수 있겠지만, 읽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 눈부심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눈부심(photophobia)이란 말그대로 빛을 바라 보았을 때 비정상적으로 빛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말합니다. 빛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고 눈을 찡그린다든가, 아니면 고개를 숙인다든가 하는 동작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눈부심의 원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눈부심의 원인>
눈부심은 눈의 이상이나 신경계의 이상으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각막손상 또는 각막미란(corneal abrasion) – 우리가 검은 동자라고 하는 부분에 상처가 있을 경우
- 망막(retina) 이상
- 동공이상 (동공이 정상적으로 축소가 되지 않는 경우, 동안신경(oculomotor nerve)의 이상 등에 의함.)
- 백내장
- 백색증 (albinism) 등으로 인해 홍채색이 옅어지는 경우 – 홍채의 역할은 우리 눈으로 들어가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데, 홍채색이 옅을 경우 홍채가 빛을 차단하는 역할이 정상적이지 않게 됨
- 포도막염
- 망막의 광수용체(photoreceptor)가 과자극(overstimulation) 될 경우
- 시신경으로의 신경전달이 과할 경우
- 중추신경계의 반응이 과할 경우
- 편두통
- 외상에 의한 경한 뇌손상(mild traumatic brain injury, MTBI)
용어들이 이해가 잘 안되실 수도 있지만, 아무튼 눈 자체의 질환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신경이 전달되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도 눈부심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시면 되겠습니다. 조금은 더 깊게 들어가 원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해보면,
1. 안과적 질환
- 완전색맹(achromatopsia)
- 무홍채증(aniridia) – 선천이상으로 홍채가 발달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 항콜린성 약물 – 홍채의 수축을 방해하기 때문에 (동공이 커지게 됨으로 인해 더 많은 빛이 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 무수정체(aphakia) – 우리 눈의 수정체(lens)가 없는 상태 . 수술로 제거한 상태이거나 선천질환에 의함.
- 눈꺼풀염증 (blepharitis)
- 소눈증, 우안 (buphthalmos) – 선천녹내장 등의 원인으로 인해 눈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것을 의미.
- 백내장 (cataract)
- 결손증 (coloboma) – 선천적으로 안구 구조의 일부가 결손이 있거나 패임, 틈, 틈새, 구멍이 있는 것을 말함.
- 원뿔세포이상증 (cone dystrophy) – 우리 눈의 망막에서 색상을 감지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의 이상
- 각종 선천 이상
- 바이러스 결막염 (눈병)
- 각막미란 (corneal abrasion) – 각막(검은동자) 표면에 상처가 나는 것
- 각막이상증 (corneal dystrophy) – 대개 유전적으로 각막의 혼탁등이 유발되는 질환
- 각막궤양 (corneal ulcer) – 여러 원인에 의해 (감염 등) 각막에 구멍이 나는 질환
- 각막염, 각막이물 등으로 인해 각막상피세포가 손상될 경우
- 수정체편위 (ectopia lentis) – 수정체가 제 위치에 있지 못하고 벗어난 위치에 있는 상태
- 안내염 (endophthalmitis) – 눈속에 염증이 있는 중한 질환
- 눈의 외상, 질환, 감염 – 다래끼, 상공막염, 녹내장, 원추각막, 시신경 질환
- 선천 녹내장
- 홍채염
- 시신경염
- 색소분산증후군(pigment dispersion syndrome) – 눈 조직의 색소가 어떠한 원인에 의해 눈 안의 공간에 퍼지는 질환
- 동공산대(확장) – 손상에 의하거나, 질환에 의한 경우, 혹은 약물에 의해서 발생
- 망막박리 (retinal detachment)
- 각막 혹은 공막의 흉터
- 포도막염(uveitis)
2. 신경계 이상
- 자폐관련 질환(autism spectrum disorder)
- 키아리기형(Chiary malformation) – 뇌의 선천 기형 종류 중 하나
- 난독증 (dyslexia)
- 뇌염 (encephalitis)
- 뇌수막염
- 지주막하출혈(subarachnoid hemorrhage) – 뇌출혈의 한 종류
- 뇌종양
3. 기타
- 강직성 척추염 (ankylosing spondylitis) – 포도막염을 흔하게 동반하기 때문에 눈부심을 유발하루 있습니다.
- 백색증 (albinism) – 인체조직의 색소가 부족하여 피부, 머리카락, 홍채 등이 하얗거나 색이 옅어지는 선천이상
- 팔레그라 (pallegra) – 비타민 B 결핍에 의해 발생
- 벤조디아제핀 약물 (benzodiazepines) – 장기적으로 사용하거나 갑자기 끊을 경우 (수면제, 안정제 등으로 쓰이는 약물)
- 항암치료(chemotherapy)
- 치쿤구니아(chikungunya) – 모기등에 의해 치쿤구니아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질환
- 시스틴증 (cystinosis) –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스틴이 비정상적으로 우리 몸의 여러 조직과 장기에 축적되는 질환
- 엘러 단로스 증후군 (Ehler-Danlos syndome) – 희귀질환으로 선천이상에 의해 관절이 비정상적으로 펴지거나 탈구되고 피부가 지나치게 잘 늘어나거나 하는 증상이 나타남
- 전염성 단핵구증 (infectious mononucleosis)
- 인플루엔자
- 마그네슘 결핍
- 수은중독
- 편두통
- 뱀에 물렸을 때
- 광견병 (rabies)
괜히 너무 많은 질환들을 열거해 놓아서 보시는 분들이 혼란스러울까봐 걱정됩니다만, 사실 저도 안과 질환 이외의 것들은 예전에 배운적이 있지만 잘 기억 나지 않고 여러분들이 질환명을 기억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다양한 질환들에 의해 눈부심(photophobia)가 유발될 수 있고, 따라서 진단이 어려울 가능성을 수반한다는 것을 알고 넘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치료>
눈부심의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물론, 원인이 진단이 잘 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겠지만요. 하지만, 선천이상이나 유전질환 같은 것들은 치료가 안되거나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눈부심을 피하기 위해 조명의 강도를 조절한다거나, 썬글라스를 쓴다거나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루테인 10mg과 제아잔틴 2mg을 매일 복용하는 것이 증상호전에 도움이 된다고도 합니다.
글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원인 질환을 교정하지 못하면 궁극적으로 눈부심을 없앨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걱정을 크게 하지 않으셔도 되는게 위에서 정말로 길게 열거한 질환들은 대부분 굉장히 드문 질환들에 속하며, 대부분은 교정이 가능한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안과적으로나 신경과 혹은 정신과적으로 치료하면 호전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눈부심이 너무 심해서 일상 생활에 장애를 줄 정도라면 각 과 진료를 보시고 특정 과에서 원인이 발견 안되면 다른 과의 협진을 통해서라도 원인을 찾아 치료 받으시기를 권유합니다.
photophobia(눈부심)에 대한 포스팅은 이걸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혹시나 다른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방명록이나 댓글로 남겨주시면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원문 링크: 다음블로그 http://blog.daum.net/jjg0711/187)
많이 배우고 갑니다. 예전에 몇달정도 눈이 부셨다가 지난 몇년동안 문제는 없었는데 저 많은 가능성중에 하나의 일시적인 현상이였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