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 햄, 베이컨과 같은 가공육이 암을 유발한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산하 국제암연구위원회(The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는 가공육을 1급 발암물질(carcinogenic to humans -Group 1)로 규정하는 보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뿐만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고기(적색육류) 또한 2급 발암물질(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 – Group 2A)로 규정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발암물질이란?
국제암연구회(IARC)는 4군으로 발암물질을 규정하였습니다.
- 그룹 1 : 물질(혼합물)이 명백하게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는 경우
- 그룹 2A : 물질(혼합물)이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경우(probably)
- 그룹 2B : 물질(혼합물)이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possibly)
- 그룹 3 : 물질(혼합물 또는 노출환경)의 인간에 대한 발암성이 분류되지 못한 경우
- 그룹 4 : 물질(혼합물 또는 노출환경)이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경우
나라마다 분류가 약간 씩 다르긴 하지만 여기서는 가장 공신력 있는 IARC의 분류법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룹1은 명백한 발암물질입니다. 비소, 벤젠, 납, 카드늄, 니켈, 가솔린, 라돈과 같이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물질들은 명백한 발암물질입니다. 담배(간접흡연 포함), 술, 햇빛(자외선), 방사선(X-ray 등) 또한 1급 발암물질입니다. 술은 두경부암을 일으킨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공육류가 정말로 위의 물질과 같은 등급의 물질로 분류되어야만 할까요?
보고서의 내용과 문제점
방송, 언론에서는 가공육이 발암물질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WHO 산하 기관의 발표이니 다른 생각할 필요 없이 잘 모른다면 그렇게 보도할 수 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수많은 의학 전문기자들은 과연 저 보고서의 내용이나 살펴보고 방송을 내보낸 것인지 의문입니다.
보고서는 10개국의 22명의 전문가의 토론으로 도출된 것으로 이전까지 나와있는 여러 연구들을 분석하여 나온 결과들 입니다. 관련된 10개의 연구 논문을 분석한 결과 하루 50g의 가공육을 매일 먹는 경우 대장암의 발생위험이 18% 증가하였습니다. 적색육의 경우 매일 100g 이상 먹는 경우 대장암 발생위험이 17% 증가하였습니다.
위의 글에서와 같이 술의 경우에는 암 발생 위험을 최대 50%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IARC의 발표에서는 18%의 증가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는 경우에 한해서 입니다. 과연 매일 50g 이나 되는 소시지를 먹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25g을 매일먹는 다면 대장암 발생위험이 얼마나 증가할까요? 야채와 함께 먹는 경우에는 어떨까요? 위의 보고서는 이러한 물음에는 해답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또 다른 한가지 문제는 위 보고서에서는 다른 교란변수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연구 참여자들이 흡연자인지, 비만인지, 암을 유발할 만한 어떤 환경하에 있는지에 대해 언급이 없다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암이 더 잘 발생할 수 있는 생활습관하에 있는지에 대한 고찰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런 것에 대한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추후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로 가공육은 먹어서는 안되는가?
인류는 원시시대부터 고기를 먹어왔습니다. 고기를 발암물질로 규정하게 되면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합니다. 채식만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물론 가공육은 여러가지 첨가물이 혼합되어 있고 그러한 첨가물들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기 때문에 건강에 관해서는 좋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가공육을 국가적으로 많이 생산하는 유럽국가들과 국민들은 이번 결과에 대해 반대하고 있으며 육류 및 가공육 섭취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대로라면 소시지를 즐겨먹고 있는 유럽국가의 대장암 발생률이 다른나라에 비해 훨씬더 높아야만 합니다.
http://www.wcrf.org/int/cancer-facts-figures/data-specific-cancers/colorectal-cancer-statistics
위 링크의 세계 대장암 발생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3위는 유럽 국가네요. 주식으로 먹는 빵에 커다란 소시지를 넣어 먹는 국가들 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소시지를 포함한 가공육을 더 많이 섭취할까요?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가 1등일까요? 이는 이전에 말씀드린 암검진 이야기와 관련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대장내시경이 싼 나라는 세계에 없습니다. 대장암검진인 잠혈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대장내시경을 누구나 받으실 수 있습니다. 미국처럼 수백만원씩 하지 않기 때문이죠. 갑상선암과 마찬가지로 대장암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그 어떤 나라보다 쉽게 검사를 받을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높은 암발생률을 보이는 것입니다. 암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암이 많이 진단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는것입니다.
외국처럼 대장암검진을 받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 검진시스템이 잘되어 있기 때문에 저는 대장암이 무서워 고기와 가공육을 먹지 말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환경에 있어서도 자외선은 강력한 발암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밖에 나갈때마다 선글라스를 끼고 선크림을 바르지는 않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발암물질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발암원중 그나마 가장 약한것이 술인데 가공육의 경우 이보다 더 암의 발생위험은 낮습니다. 언론사는 이러한 비교없이 가공육은 발암물질이다 라고 부가적 설명없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캠핑가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구워먹는 소시지 처럼 맛있는게 또 있겠습니까? 거기에 삼겹살 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지요. 제가 예로 들은 것은 모두 발암물질이네요. 일년에 몇번정도 저렇게 먹는것이 문제가 된다면 어떻게 살아가겠습니까? 또한 연구 결과를 살펴봐도 다량으로 매일 먹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될것이 없습니다. 이번주말에는 다들 친구, 가족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수제 소시지와 맥주 한잔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