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 골든 타임을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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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허혈성 심장질환(Ischemic heart disease) 중에서 불안정형 협심증(Unstable angina)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불안정형 협심증과 마찬가지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에 해당하는 급성 심근경색(Acute myocardial infarction)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급성 심근경색을 살펴보기에 앞서 안정형 협심증불안정형 협심증을 간단히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급성 심근경색(Acute myocardial infarction)이란?

관상동맥(심장동맥) (출처 : 위키미디어)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을 먹여 살리는 혈관인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이 막혀 산소와 영양분이 전달되지 않아 심장근육이 죽는 병입니다. 심장근육이 죽으면서 극심한 가슴 통증이 생기고, 죽은 심장근육 때문에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겨 결국 뇌, 신장, 간, 폐 등과 같은 장기에도 영향을 미쳐 생명이 위태롭게 됩니다.

 

급성 심근경색의 원인

죽상동맥경화반(Atherosclerotic plaque) (출처 : 위키 미디어)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바로 혈전(Thrombus)입니다.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에 의해 좁아진 관상동맥 내피세포에 죽상경화판(plaque)이 손상을 받으면서 터지고, 그 주변으로 피가 뭉치게 되면서 혈전이 생겨 혈관 내강이 갑자기 막히게 됩니다. 이보다는 드문 다른 원인도 있습니다. 바로 관상동맥이 심하게 수축하는 경우입니다.

 

급성 심근경색의 위험인자

심근경색 발생의 위험인자는 협심증의 위험인자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나 형제 같은 가족 중에서 관상동맥 심장질환이 있었던 경우,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운동 부족, 흡연, 남성, 고령(남성 45세 이상, 여성 55세 이상) 스트레스, 서구화된 식습관 등입니다.

 

급성 심근경색의 증상

원인에서 말씀드렸듯이 갑작스럽게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근육이 죽는 상황이므로, 증상이 매우 심하고 혈역학적으로(Hemodynamic) 불안정합니다.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태입니다.

저작권 : 123RF 스톡 콘텐츠 / glebstock

주된 증상은 갑작스럽게 시작하는 가슴 통증(조이는 듯, 쥐어짜는 듯, 짓누르는 듯, 뻐근한 듯…)으로 실제로 환자는 죽기 직전에 느낄 수 있는 공포스러운 통증을 느낍니다. 통증은 30분 이상 지속되고 턱이나 왼팔로 퍼지기도 합니다.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을 혀 밑에 투여해도 통증이 쉽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환자에 따라서는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통증이 아니라,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듯한 호흡곤란이 있다고 하기도 하고 이유 없는 공포감이나 불안감 등이 들 수도 합니다.

 

급성 심근경색의 검사와 진단

우선 의사의 문진과 병력 청취가 중요합니다. 환자가 호소하는 가슴 통증을 듣고 급성 심근경색에 해당하는 통증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에 의한 통증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같은 동반된 기저질환, 심장질환의 가족력이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급성 심근경색의 협심증의 특징적인 신체 진찰 소견은 거의 없습니다.

생체징후(Vital sign)인 혈압, 맥박수, 체온, 호흡수를 확인합니다. 급성 심근경색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혈액검사, 흉부 X-ray, 심전도 검사를 합니다. 혈액검사를 통해 심근 효소(Troponin I, Troponin T, CK-MB, Myoglobin…)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심장근육이 죽으면서 심근 효소를 혈중으로 방출하기 때문에, 심근 효소의 상승이 나타난다면 심근경색으로 진단할 수도 있습니다.

심전도검사 (출처 : Luke Air Force Base)

심전도검사(Electrocardiography, ECG)는 많은 정보를 주는 유용한 검사입니다. ST 분절의 변화, T 파의 역위 같은 소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ST 분절의 상승 여부에 따라 ST 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 비 ST 분절 상승 심근경색(NSTEMI)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ST 분절이 상승해 있으면 관상동맥이 거의 100% 막혀있다는 말이므로 응급 재개통술이 필요합니다.

특히 관상동맥 조영술(Coronary angiography)은 중요합니다. 관상동맥이 좁아진 곳과 혈액의 흐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고, 동시에 풍선확장술이나 스텐트 삽입 같은 치료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문진, 혈액검사, 심전도 검사 등을 통해 급성 심근경색이 확실하다고 판단하면 관상동맥 조영술은 진단을 위해서가 아니라 치료를 위해 즉시 시행해야 합니다. 치료 목적의 관상동맥 조영술을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이라고 부릅니다.

이외에 심장 초음파 검사(Echocardiography), 심근 핵의학 관류 스캔(Myocardial perfusion scan), 심장 전산화 단층촬영(Cardiac CT, Coronary CT),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Exercise Stress Electrocardiography) 등의 검사가 있는데 급성 심근경색일 때는 이런 검사를 일반적으로 먼저 하지 않습니다. 급성기 치료가 끝난 후 앞으로의 회복 상태를 보기 위해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급성 심근경색의 치료

급성 심근경색의 급성기 치료 목표는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줘서 가슴 통증을 낫게 하고, 심장근육이 더는 죽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치료는 크게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과 약물치료가 있습니다.

급성 심근경색에서 첫 번째로 선택하는 치료 방법은 바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입니다.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은 관상동맥 내의 혈전을 제거하고 좁아진 부위를 직접 넓히거나 스텐트(Stent)를 넣는 시술로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입니다.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을 통한 스텐트 삽입 (출처 : 위키 미디어)

ST 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은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이 즉시 필요하지만, 비 ST 분절 상승 심근경색(NSTEMI)에서는 때에 따라 약물치료로 안정화를 한 후에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로 치료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면, 관상동맥 우회술(Cardiac artery bypass graft, CABG)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약물치료에 사용하는 약물 종류는 다양한데, 급성기에는 혈전을 녹여주는 혈전용해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을 시행하지 못할 때 해볼 수 있습니다. 단, 혈전을 녹이는 물질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서 뇌출혈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기에 혈전용해술은 의사의 판단하에 신중하게 결정합니다.

혈전용해술 이외의 약물치료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향후 심근경색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심근경색으로 인해 심실 재형성(remodeling)을 막는 것입니다. 또 스텐트를 삽입한 경우에는 스텐트 내에 혈전이 다시 잘 생기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약물을 복용해야 합니다.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 응고를 막는 약물(헤파린, 와파린 등), 심근보호 효과가 부가적으로 있는 혈압약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허혈(Ischemia)을 개선해 주기 위한 약물(질산염 제제, 베타 차단제, 칼슘 통로 차단제), HMG-CoA 환원효소 억제제(statin) 같은 약을 의사의 판단하에 사용합니다. 특히 당뇨병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으면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경구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 같은 약물 치료도 필요합니다.

 

합병증과 경과

심근경색의 합병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급성 승모판 역류증, 급성 심실중격 결손증, 부정맥(심실빈맥, 심실세동 등) 같은 질병입니다.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의 놀라운 발전, 약물 방출 스텐트와 같은 치료 재료의 개선, 효과가 향상된 심근경색 약물치료제 같은 요소로 인해 심근경색의 치료성적이 눈부시게 좋아졌지만, 심근경색 후 1년 내 약 5~10%의 환자가 사망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 : 123RF 스톡 콘텐츠 / beerkoff

심지어는 급성기 치료가 잘 끝났다고 하더라도 입원 도중 심실빈맥과 같은 부정맥이 발생하여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당뇨병, 신장 질환, 기저 심장질환 같은 위험 인자에 해당하는 질병이 3개 이상 있거나 고령인 경우 급성 심근경색의 예후는 일반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급성 심근경색 치료가 잘 되었다면, 보통 1~2주 후 가벼운 운동이 가능하고 약 4주 후는 정상인과 같은 활동이 가능합니다.

 

예방과 관리

급성 심근경색은 입원 치료를 합니다. 퇴원 전 보통 심장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본인의 심장 상태에 맞는 심장 재활 방법을 교육받습니다. 따라서 병원에서 알려주는 지침을 잘 따라야 합니다.

급성 심근경색을 예방하려며 앞서 말씀드린 심근경색의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합니다. 이미 정해져 있는 위험인자(남성, 고령…)는 해결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의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죽상동맥경화증은 콜레스테롤 같은 체내 물질(찌꺼기)이 혈관 벽에 쌓여 혈관 내부 공간을 좁아지게 만드는 병입니다. 죽상동맥경화증의 위험 요소는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대사증후군, 운동 부족, 흡연, 과도한 음주 등이 있고 이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질병에 대해 만성질환 약물복용을 꾸준히 잘해야 하고 체중조절, 식이조절, 운동이 필요하며 금연, 절주해야 합니다.


식이조절은 과일, 채소, 곡물(현미), 생선, 콩, 가금류(닭고기 등), 지방이 적은 고기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포화지방산의 섭취를 줄이고 하루의 염분 섭취 목표는 6g 이하입니다. 운동은 주 5일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심근경색을 치료한 후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이상으로 급성 심근경색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급성 심근경색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는 질병입니다. 심근경색의 골든 타임(Golden hour)은 3~6시간 정도입니다. 심근경색에 해당하는 증상이 있거나, 전형적인 증상이 아니더라도 극심한 통증이나 증상이 생긴다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보기를 바랍니다. 골든 타임을 놓쳐, 심근경색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분이 줄어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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