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치아건강에 자신이 있는 ‘김건치’씨. 저녁 식사 중에 딱딱한 오돌뼈를 씹다가 갑자기 아래쪽 어금니에서 ‘찌릿’하고 깜짝 놀랄만한 통증이 나타났습니다. 걱정하며 그 길로 치과에 내원했지만, 충치는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치아 균열 증후군’이란?
찬물이나 질긴 음식(오징어, 김치 등)을 먹을 때 한 번씩 시큰하거나 전기가 통하듯 찌릿한 통증을 느껴본 적이 있으실 텐데요. 원인으로 가장 먼저 충치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만, 치과 검진에서 충치나 별다른 이상 증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치아에 미세한 금이 가 있는 ‘치아 균열 증후군(Crack Tooth Syndrome)’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치아 균열 증후군’이란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의 저작시에 나타나는 극심한 통증과 온도자극(특히 차가운 것)에 의한 날카롭고 짧은 통증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치아 균열의 증상 및 발생 빈도
치아에 균열이 가 있는 경우 음식(특히,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을 먹을 때나, 찬 것(찬물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에 시큰하거나 찌릿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심지어는 단 것을 먹을 때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금이 간 치아가 벌어지면서 치아 내부의 신경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며, 벌어진 치아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면서도 순간적으로 날카로운 통증(rebound pain)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통증의 양상이나 강도는 금이 간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매번 나타나지는 않으나, 자극에 따라서 어느 순간 통증이 다시 재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로 40대 이상의 남성에서, 위쪽 어금니보다는 아래쪽 큰 어금니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균열치가 발생하는 원인
1. 딱딱한 음식을 즐겨 먹어서 치아에 강한 힘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경우
2. 이갈이나 이를 악무는 습관으로 치아에 비정상적 힘이 계속 가해지는 경우
3. 연령이 증가하면서 치아와 치아 주위 조직의 탄력성이 감소
4. 충치가 있거나 치아에 큰 충전물이 존재하여 치아가 이미 약해져 있는 경우
5. 부정교합이나 치주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부적절한 치아 접촉력이 발생하는 경우
균열치의 진단 방법
눈으로 치아에 금이 간 것이 잘 보이면 좋겠지만, 치아에 금이 약하게 가해진 균열 초기에는 치과 엑스레이에도 잘 보이지 않으며, 환자분과의 문진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사용되는 진단 방법은 교합 검사(bite test) 방법으로, 솜뭉치(cotton roll)나 고무조각(Tooth Slooth)을 물어보게 하여 저작시 통증을 재현해 보는 것입니다.
치아를 건조한 뒤에 치과용 현미경을 이용하여 확대된 치아 형태를 관찰하거나, 메틸렌블루(methylene blue) 용액을 치아에 도포하여 확인하는 방법, 치아에 강한 광선을 투과시켜 금이 간 것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균열로 인해 치아 내부의 신경에 까지 영향이 전해졌는지 파악하기 위해 치수 생활력 검사를 통해 치아 신경의 반응 정도를 평가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균열치의 치료 방법
유리창에 금이 가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듯이 치아에 한번 금이 생기면, 생긴 금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고, 치아에 금이 간 것이 확인되면, 더 이상 치아에 생긴 금이 확대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방법과 예후는 치아에 금이 간 위치와 정도에 따릅니다. 학자들에 따라 약간씩의 치료 방법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먼저 교정용 밴드나 임시치아를 이용해 치아를 감싸서 치아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고, 필요시 교합을 조정하여 증상을 관찰합니다.
더 이상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대로 금이나 지르코니아 등의 재료를 이용하여 최종적으로 치아를 씌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지속적인 자극으로 인해 이미 치아의 신경이나 치아 주위 조직까지 염증이 진행된 상태로 신경치료를 병행하여 치아를 씌워야 합니다.
하지만, 치아의 균열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예후가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 균열이 치아 뿌리 근처까지 진행된 경우에는 이러한 틈을 통해 자극원들이 계속적으로 치아 내부로 들어와 예후가 불량합니다. 치아가 완전히 분리된 경우(split tooth)는 발치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발치 후 생긴 공간에는 임플란트나 브릿지 치료로 저작 기능을 회복시켜 줄 수 있습니다. 이렇듯 겉보기에는 치아에 큰 이상이 없어 보이더라도 균열의 진행 정도에 따라 최종적으로 치아를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균열치 예방을 위해서는?
균열치는 여러 복합적인 원인들에 의해 나타나므로 완벽히 예방할 수는 없습니다만, 생활 습관을 고쳐서 금이 갈 가능성을 줄일 수는 있습니다.
1.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 먹는 것을 줄입니다. (얼음 깨물기, 오돌뼈 씹기 등)
2. 평소 이를 악무는 습관이나 한쪽으로 저작하는 습관이 있다면 고치도록 합니다.
3. 수면 중에 이갈이가 있다면, 병원에 내원하여 이갈이 관련 장치물(splint)을 제작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4. 신체 접촉이 심한 운동을 하는 경우라면, 운동 중에 마우스가드(mouth guard)를 장착하여 치아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도록 합니다.
5. 증상이 발생하면, 가능한 빠른 시간에 치과에 내원하여 검사받도록 하여 균열의 진행을 막도록 합니다.
균열치로 인한 치통의 고통을 겪을 자신이 없으신 분, 치아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분들은 위의 다섯 가지 예방법을 꼭 숙지하시어 치아 건강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